가속노화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생활습괸들,

코로나19가 왔다. 재택근무를 하라고 한다. 스포츠센터는 문을 닫았고 그나마 억지로 하던 신체활동인 출퇴근도 하지 않는다. 직장에서 밥을 먹고 난 다음이라면 몇백 걸음이라도 걸을 터인데 그조차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집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스마트폰 화면을 휙휙 넘기다가 가장 당기는 음식을 한두 번의 손짓으로 주문하기 일쑤다. 그 결과 혈당은 근육이 흡수할 수 있는 범위(그림 1의 가로 점선)를 넘어서고, 이 점선을 넘어선 모든 에너지는 뱃살(그리고 지방간과 근내지방)로 간다. 인간 푸아그라가 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식사, 혈당이 거의 오르지 않는 식사를 한다면 애초에 뱃살로 갈 초과 혈당이 거의 없는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운동을 하지 않고 근육을 쓰지 않으면 그림 1의 가로 점선 높이는 더 낮아진다. 당처리 체계의 성능이 떨어져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은 더 높아진다(인슐린저항성 insulin resistance*), 더 많 은 에너지가 뱃살로 간다.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을 쥐어짜 인슐린insulin이 쏟아져 나온다. 잠도 쏟아진다. 이렇게 졸다 깨면 갑자기 당이 당긴다. 인슐린이 급히 혈당을 떨어뜨린 탓이다. 갑자기 떨어진 혈당은 스트레스호르몬의 양대 산맥인 노르에피네프린 nonepinephrine과 코르티솔corrisol을 분비시킨다. 음식이 당겨 어쩔 줄 모른다.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짜증이 난다. 그래서 달달한 간식을 찾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뱃살과 지방간, 근내지방에 있는 지방세포는 여러 가지 나쁜 호르몬을 만들며 염증물질을 쏟아낸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과 염증물질은 혈관을 손상시켜 혈압을 올리고 멀쩡한 근육단백질을 녹여 혈당을 높일 뿐만 아니라 뇌로 가서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 인지기능이 떨어지면 판단과 자제를 담당하는 전두엽의 또 다른 기능도 떨어진다. 자제력이 떨어지니 더 자극적인 것을 찾고 더 먹는다. 본능에 더 충실해진다. 운동 생각이 날 수가 없 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근육은 더 빠르게 녹고 배는 볼록해진다. 호르몬 이상도 더 과격해지고 염증물질 또한 더 늘며 판단력과 집 중력은 더 떨어진다. 실제로 우리가 먹는 것이 전두엽의 기능들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증거가 최근 여러 분야에서 확인되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낮은 집중력으로도 볼 수 있는 유튜브나 틱톡 동영상을 뒤적이는 일이 잦아진다. 그러다가 좋아 보이는 물건이 있으면 빠른 배송을 약속하는 쇼핑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다. 나의 통증과 불편이 ‘지름‘을 통해 나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코르티솔과 염증물질 그리고 도파민 결핍의 쓰나미, 그로 인한 마음의 번뇌가 끊임없이 부추긴 결과다. 심지어 유튜브 동영상에서 재야의 고수나 금융 전문가로 가장한 치어리더들이 투자하라고 외치는 주식과 가상화폐를 사보기도 한다. 잘못된 투자로 더 큰 우울감, 회한,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생각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이처럼 번뇌는 집중력과 판단력을 흐려 업무 효율과 자기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우울감을 심화하기도 한다. 이렇게 몸에 남은 ‘화‘는 고스란히 가속노화의 원동력이 되어 체내 노화시계의 태엽을 빨리 감아버린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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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충격도 중독을 부른다.

모든 것을 잃는 경험 역시 문제가 된다. 이 사실은 북극부터 오스트레일리아 아웃백에 이르기까지 정복당한 토착민들의 중독률이 비극적으로 높은 이유를 설명해준다. 재산을 잃고 고향을 빼앗기고 사기가 떨어지고 병이 생긴 이들은 증류주 밀거래 상인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었다. 토착민들은 절제된 음주에 대한 문화적 규범이 적 고 오히려 도취를 통한 영적 탐구를 선호해왔기 때문에 늘 술에 취해 있다는 평판을 얻게 되었고, 북아메리카에서 특히 그러했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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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속에 자란 아이들이 뇌속에 가지고 있는 시한폭탄. 조심스러운 폭탄 해체반이 필요하다. 가족, 공동체, 국가든 그일을 감당하지 않으면 가늠할 수 없는 곳에서 수시로 폭탄이 터지고 말 것이다.

오늘날 연구자들은 더 이상 태아 손상을 거론하지 않지만, 중독성 물질에 일찌감치 노출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특히 빈곤층에서 그렇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난, 스트레스, 도취, 중독의 상호작용으로 그 계층을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 자란 가난한 아이들의 뇌는 여느 아이들과 구조적 차이를 보이는데, 특히 행동을 통제하는 영역인 전두엽 피질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난다. 그들은 나이가 들면서 정신질환을 겪기 쉽고,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데 힘들어하며, 즉각적인 만족을 얻기 위해 미래의 보상을 쉽게 포기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모든 조건이 위험한 행동을 예고하며, 수세대에 걸쳐 빈곤, 무력감, 가정불화, 규제받지 않는 악덕이 일상화된 문화나지역에서 자란 사람들은 위험한 행동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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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들이 독주를 즐겨 마신다.
중독이 또다른 중독을 부른다.
10대 때 맛본 중독은 성인이 됐을 때 더 강한 중독으로 잡아 이끈다.

중독 행위들의 근본적인 병리학적 통합에 대한 주장은 아직 설득력을 얻지 못했지만, 의학계는 흡연자들이 독한 술을 즐겨 마신다는 널리 알려진 사실처럼 다양한 악덕의 연관성을 확립하고 강화했다. 의사들은 담배를 피우는 소년들이 나쁜 성적, 나쁜 직업, 음주와 마약 습관, 그리고 조기 사망을 감수해야 할거라고 경고했다. 이 말에 놀란 어머니들은 ‘골초‘ 아들들을 지방 법원으로 끌고 가서 아이들 목에 예방책으로 추정되는 질산은을 칠했다. 마케팅에 능수능란한 담배업계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그런 두려움을 어느 정도 잠재우는 데 성공했지만, 흡연의 부정적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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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오토트로픽autotropic 쾌락을 조이고 푸는 문제는 통제의 달콤한 채찍이 됐다. 쾌락도 정치적 문제다.

히틀러의 나치 정권 못지않게 무자비했던 정권들은 오토트로픽하게 여겨지던 쾌락을 엄청난 수입원뿐 아니라 향정신성 통제의 수단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1930년 군대와 전투기가 필요했던 이오시프 스탈린 Joseph Stalin은 볼셰비즘이 처음 알코올에 품었던 의혹을 불식시키며, "잘못된 수치심을 없애고,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보드카 생산을 최대한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에서는 마오쩌둥Mao Zedong과 그의 후계자들이 국가가 독점 판매하는 담배의 흡연을 장려했다. 담배는 전국의 흡연 문화에서 아편의 자리를 빼앗았고, 수요가 점점 늘어, 20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중국이 세계 최대의 담배 시장이 되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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