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작전을 수행하는 AI 보트가 흑해함대를 상대하는 시대.
수천억짜리 전투기, 수백억짜리 전차도 백만원짜리 드론에 발이 묶인다.
몇만 대의 군집 드론으로 밤하늘을 수놓는 중국의 이벤트가 언젠가는 기네스북 등재를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보는 날도 오리라.

2025년 5월 초 흑해 상공. 러시아 Su-30 전투기가 순항하던 중 갑자기 폭발했다. 바다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피격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바다 위에는 전함이 아닌 작은 무인정만이 있었다.파도 위를 달리던 이 작은 무인정이 공대공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이다. 여기서 공대공은 오타가 아니다.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은 본디 전투기에 장착되는 공대공미사일이다. 이것을 해상의 무인정이 발사한 것이다. 전 세계 전문가들이 경악했다. 사상 최초로 해상 드론이 유인 전투기를 격추한 순간이다. 범인은 ‘마구라 V7‘. 우크라이나 가 개발한 7.2미터 길이의 무인 수상정이다. 이 드론 보트에는 미국제 AIM-9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두 발이 실려 있었다. 냉전 시대 하늘의 결투를 상징하던 사이드와인더를 이제는 AI가 조종하는 보트에서 발사하는 시대가 왔다.
...
이 사건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해전의 양상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무인 보트 한 척이 전투기를 떨어뜨리고 함대로 돌진해 자폭할 수 있다. 이러한 전술에 러시아 흑해함대는2024년 4월 중순까지 전력 3분의 1이 무력화되었다. 제대로 된 해군이 없던 우크라이나는 보트 몇 척으로 전통의 러시아 흑해함대를 쫓아냈다. 전문가들은 ‘해상 무인기가 해전의 규칙을 다시 쓰고 있다는게 은 과장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런 활약 뒤에는 첨단 기술이 숨어 있다. 수천 킬로미터의 사람 없이 항해하려면 고도의 자율항해 AI가 필수다.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 같은 민간 위성 통신망을 통해 수천 킬로미터 밖에서도 드론을 조종하고 실시간 영상을 받아 볼 수 있었다. 목표물을 인지하고 미사일 발사각을 계산하는 데도 AI가 활용됐다. 사이드와인더를 쏘기 전 드론의 센서가 적기의 방향과 고도를 추적해 최적의 발사 타이밍을 잡는다. 여기까지의 모든 계산과 판단은 AI가 수행한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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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천군만마‘를 얻어낸 31살 부총리의 트윗.
민간이 전쟁의 향배를 좌우하는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서른한 살의 젊은 부총리였던 페도로프는 트위터(현 X)를 활로로 택했다. 그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바로 트윗을 보냈다. "당신이 화성을 식민지로 만드는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로켓이 우주에서 성공적으로착륙하는 동안, 러시아의 로켓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공개된 SNS 플랫폼에서 한 국가의 장관이 민간기업 CEO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놀랍게도 머스크의 답은 빨랐다. 단 10시간 만에 그는 "스타링크서비스가 우크라이나에서 활성화됐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틀 후인2월 28일, 트럭 가득 실린 스타링크 단말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페도로프가 올린 트위터 사진 속 상자들은 전쟁 초기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마비된 우크라이나 통신시스템을 빠르게 복구하는 데 핵심역할을 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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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다르파 웨이‘를 만들었나. 우린 지금 무얼 하고 있나.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군을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하며 소규모투자로 엄청난 혁신을 끌어낸 DARPA, 그들의 성공 방식은 ‘다르파 웨이‘라 불리며 오늘날까지 회자된다. ARPA는 설립 당시 미국 전체 컴퓨터 연구비의 70퍼센트를 지원하면서도, 관료적 통제는 최소화하고 연구자들에게 자유를 보장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성공한 기술은 군이 즉시 채택하도록 조율했다. DARPA가 개발을 이끈 기술은 시간이 흐르며 군을 넘어 민간 산업까지 혁신했다. 인터넷, GPS, 음성인식, 자율주행차. 우리 일상을 바꾼 기술 대부분이 냉전 시절 DARPA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1980년대 미국의 전략은 명확했다. 정부 주도의 기술혁신으로 소련의 양적 우위를 무력화하는 것이었다. "보이는 건 맞힐 수 있고, 맞힐수 있는 건 파괴할 수 있다"라는 구호 아래, 미군은 스텔스기로 적의방공망을 뚫고, 위성으로 전장을 손바닥 보듯 감시하며, 정밀유도무기로 핵무기 없이도 소련군을 제압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소련 군부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막아낸 전통적인 양적 우위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개방 정책)도 이미 늦었다. 오가르코프가 통찰했듯이,
정치적 개혁 없이는 기술 혁명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제때를 놓친 뒤늦은 개혁은 결국 체제 자체의 붕괴로 이어졌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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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다르파 웨이‘를 만들었을까. 우린 지금 무얼 하고 있나. 무얼 해야 하나.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군을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하며 소규모투자로 엄청난 혁신을 끌어낸 DARPA. 그들의 성공 방식은 ‘다르파 웨이‘라 불리며 오늘날까지 회자된다. ARPA는 설립 당시 미국 전체 컴퓨터 연구비의 70퍼센트를 지원하면서도, 관료적 통제는 최소화하고 연구자들에게 자유를 보장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성공한 기술은 군이 즉시 채택하도록 조율했다. DARPA가 개발을 이끈 기술은 시간이 흐르며 군을 넘어 민간 산업까지 혁신했다. 인터넷, GPS, 음성인식, 자율주행차, 우리 일상을 바꾼 기술 대부분이 냉전 시절 DARPA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1980년대 미국의 전략은 명확했다. 정부 주도의 기술혁신으로 소련의 양적 우위를 무력화하는 것이었다. "보이는 건 맞힐 수 있고, 맞힐 수 있는 건 파괴할 수 있다"라는 구호 아래, 미군은 스텔스기로 적의 방공망을 뚫고, 위성으로 전장을 손바닥 보듯 감시하며, 정밀유도무기로 핵무기 없이도 소련군을 제압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소련 군부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막아낸 전통적인 양적 우위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개방 정책)도 이미 늦었다. 오가르코프가 통찰했듯이,
정치적 개혁 없이는 기술 혁명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제때를 놓친 뒤늦은 개혁은 결국 체제 자체의 붕괴로 이어졌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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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과 보링 머신, 그리고 대포.
정보력과 AI, 그리고 미사일.

18세기 산업혁명의 상징은 누가 뭐라 해도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다. 위인전을 통해 배운 내용대로라면 산업혁명의 전부가 제임스 와트로부터 시작된 것만 같다. 하지만 사실 와트의 증기기관은 정밀기계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와트 이전의 뉴커먼증기기관은 실린더와 피스톤 사이의 간격을 정교하게 가공하지 못해 증기가 줄줄 새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와트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이때 문제를 해결한 인물이 바로 존 윌킨슨이다. 대포 제작자였던 그는 1774년 양쪽 끝에서 커터를 단단히 고정해 떨림 없이 실린더 내부를 깎아내는 ‘보링 머신‘을 발명했다. 윌킨슨이 대포를 깎기 위해 만들어 낸 기계를, 와트는 실린더 내부를 깎는 데 활용했다. 그리고 결국 와트는 아주 작은 오차로 실린더를 뚫어 내는 데 성공했다. 마침내 증기기관은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한 정밀도를 확보했다. 이렇듯 당대 정밀 공학의 혁신 없이는 와트의 증기기관 역시 산업혁명의 동력원이 될 수 없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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