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궁에 대해 대답이 없다는 건 이미 무기력이 상당히 진행된 상황일 수 있다. 곪은 상처에 대고 왜 아프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민감한 부모나 교사라면 열정, 동기, 흥미를 잃어가는 아이에게 촉수를 세우고 아이를 위한 변화를 함께 모색해가지만 대부분 어른들이 하는 일이란 무기력한 아이를 혼내는 것이다. 이미 무기력해진 아이에게 자신의 끓어오르는 열과 화를 못 참고 실컷 혼을 낸 다음에는 아이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이미 무기력해졌기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어른도 덩달아 무기력해져서 이제 아이를 포기해야 하나 싶어 자포자기하게 된다.
아이들이 무기력해지는 과정에 대한 민감함, 이미 무기력해진 아이들에 대한 세심함, 이런 섬세한 배려 없이는 무기력해지는 아이들을 막을 수도 없고 이미 무기력해진 아이들에 대한 변화를 만들기도 어렵다. 무기력한 아이들이 청년이 되면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삶을 되찾기 위해 정말로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야 한다. 어른들의 둔감함이 변화하지 않는 한 이 악순환은 현재진행중이며 아마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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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은 소리 없는 비명. 소리가 없기에 눈으로, 관심으로 들어야 한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다 싫어."
"나 좀 그냥 내버려둬."

이런 이야기를 자녀나 학생들에게 들어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지?
아니면 가끔씩 툭툭 내던지는지, 그것도 아니면 매일 입에 달고 사는지? 그렇다면 응급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비명이요, 무기력한 아이들의 침묵은 더 큰 마음의 목소리다. 희망없음 hopeless,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태helpless임을, 자신을 포기하고 싶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듣고 있나? 불복종으로 들리는가? 게으름을 허락해달라는 투정으로 들리는가? 회피하고 싶다는 비겁함으로 느껴지나? 미쳐서 제정신이 아니라서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하고 있나? 그럼 숨은 왜 쉬고 먹기는 왜 먹느냐고 할 것인가?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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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입시 시스템. 그것만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히 납득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에 입학한 아이들에게만 기회와 관심, 사랑을 주는 시스템이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채 이어지고 있다. 아니, 더 가속화하고 심원해졌다고 할 수 있다(경제학자 및 사회학자들은 신자유주의적 경향이 이런 현상의 가속화에 더욱 불을 붙였다고 주장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만 학교 독서실을 이용할 수 있는가 하면 전교 1등부터 50등까지만 햇살이 잘 드는 교실에 앉아 온갖 서비스를 받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성적에 따라급식 순서를 달리하는 학교도 있다고 하니 이 혹독한 차별과 경쟁은 헝거 게임과 다름없는 분위기를 풍긴다.
살아남는 자만이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무기력해지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이 과정에서 소수의 승자는 승자대로 불행해지고 다수의 패자는 패자이기에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대다수가 패자의 위치, 성공의 뒤안길에서 도태당한 느낌에 빠져 지낸다. 어찌 보면 참 식상한 이야기 같지만 그 결과 상당수 아이들과 청년들은 현재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지금 사회의 방식은 바로 무기력 시스템이다. 이것이 내가 이 책 을 시작하는 첫 번째 화두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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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동시장의 반전 포인트 2가지. AI가 고용률을 끌어올리고, 베이비부머는 더 일하게 된다.

이런 강세는 많은 경제학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회사들이 AI와 로봇을 배치하면서 일자리가 수백만 개가 사라지면 ‘일자리 혼돈jobspocalypse)‘이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사실 가장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경우에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수 있다. 기술을 채택하는 회사들은 흔히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게된다. 아마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그러므로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의 한 논문은 1978년과 2017년 사이의 일본 제조업을 살펴보고 근로자 1,000명당 로봇 1대의 증가는 기업의 고용을 2.2% 높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

기업들은 만일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으면 근로자들을 유지할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이용 가능한 노동 자원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일하기를 원하고 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점점 더 귀해지는 상품이다. 즉 노동 부족은 시간이 흐르면서 일시적 현상에서 영속적인 현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 다. 2024년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아주 뜨거운 노동 시장의 세계는 지속될 것 같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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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3대 골칫거리 국가들과 상대해야 할 서구의 리더는 우려스럽게도 트럼프가 될 가능성이 커가고 있다. 트럼프 2기의 외교를 어떻게 풀어갈지 누군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을지 걱정스럽다.

2024년에 이러한 위협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서구와 대적 중인 독재 국가들에 어느 정도 달려 있다. 중국, 이란, 러시아가 서로 완전히 다른 체제이면서도 일부 이해관계를 공유하듯, 이들은 비슷한 약점도 공유하고 있다. 셋 다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탄압을강화해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푸틴은 2023년에 반란에 직면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Ayatollah Ali Khamenei)는 84세이며, 확실한 후계자는 없다. 시진핑(Xi Jinping)은 숙청에 의존한다. 이 모든 한계점이 그들의 존립 능력, 그리고 자신들이 다른 국가가 본받을 만한 경쟁 모델을 갖고 있다는 주장의 설득력을 약화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선 결과가 관건이다. 고립주의 대통령이라고 하루아침에 협정을 파기하지는 않겠지만 얼마 안 가 갈등의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대만 선박을 ‘검사‘하는 중국이나 국경을 ‘재해석‘하는 러시아를 생각해보라. 미국의 약속이 흔들리면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계속 지원은 할지언정 자금이나 군사력을 대주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아시아 동맹국들은 중국의 비위를 맞춰가며 자신들의 방어력을 강화할 것이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진국은 핵무기를 보유하려 할지도 모른다.
2024년 말에 미국이 국제주의자 대통령을 선출한다면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안도의 한숨을 쉴 것이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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