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입시 시스템. 그것만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히 납득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에 입학한 아이들에게만 기회와 관심, 사랑을 주는 시스템이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채 이어지고 있다. 아니, 더 가속화하고 심원해졌다고 할 수 있다(경제학자 및 사회학자들은 신자유주의적 경향이 이런 현상의 가속화에 더욱 불을 붙였다고 주장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만 학교 독서실을 이용할 수 있는가 하면 전교 1등부터 50등까지만 햇살이 잘 드는 교실에 앉아 온갖 서비스를 받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성적에 따라급식 순서를 달리하는 학교도 있다고 하니 이 혹독한 차별과 경쟁은 헝거 게임과 다름없는 분위기를 풍긴다.
살아남는 자만이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무기력해지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이 과정에서 소수의 승자는 승자대로 불행해지고 다수의 패자는 패자이기에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대다수가 패자의 위치, 성공의 뒤안길에서 도태당한 느낌에 빠져 지낸다. 어찌 보면 참 식상한 이야기 같지만 그 결과 상당수 아이들과 청년들은 현재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지금 사회의 방식은 바로 무기력 시스템이다. 이것이 내가 이 책 을 시작하는 첫 번째 화두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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