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나 진득하게 해본 적 없기는 하지만 어찌된 게 요즘은 단 한시간도 못버티고 목덜미부터 신산스러워진다. 7월의 다짐이라고 시작했던 것들은 그게 뭐였는지 지금 기억도 안난다.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이렇게 산만한 정신으로 계속 살다간 정말 돌아버릴 것 같다.
오늘 이곳에서 불안한 밤을 보내고 내일 아침 집으로 가면 11시 전까지 모든 일을 마치고 곧바로 자야겠다. 그리고 1시쯤 일어나 점심을 먹고 4시까지는 반드시 책을 읽도록 한다. 어떤 책이 될지는 모르지만 소설은 분명하다. 스토리가 얼마나 대단하든 몇장 못넘기고 또 졸음이 쏟아지겠지. 그래도 버티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버티고 싶다.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눅눅하게 가라앉는 나를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가장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이자 최후의 수단이기도 해서 기대를 넘어선 긴장감마저 든다. 마치 단한번뿐인 기회 앞에서 절절하게 기도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