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하고도 이틀이 지났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우동과 잔치국수를 먹던 그날. 뭐가 그리 신나는지 단무지를 우걱우걱 씹어대며 쉬지 않고 말하던 그 남자. 연락하기 전까지는 연락하지 말라고 했던가. 열흘 하고도 이틀이 지났다. 연락 한 줄 하지 않았고 연락 한 줄 오지 않는다. 연락한 줄로 착각할 것만 같은 꿈을 꾸고 나니 이제 그가 보고 싶지도 않다. 내 일을 해야겠다.

푸른 강가에서 수영하는 그를 발견했고, 그의 가슴 위로 어떤 남자가 올라타 장난치는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건 괴로워하는 그의 얼굴을 본 후. 그러다 사람 죽겠어요! 하지만 소리치진 않았다. 다시 봤을 때 오히려 즐기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역시 너란 남자. 변태가 돼건 뭐가 됐건. 언제까지 여기서 놀다 갈거예요? 묻지 않았다. 맨얼굴을 보여주기 싫어서 그의 눈에 띄지 말아야겠어서 마구 달렸던 기억. 달리면서 엄청 기분 좋았던.

이제 그가 보고싶지 않아서 상쾌하다. 꿈이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데 난 꿈을 꾸었고 꿈에서라도 봤으니 이제 된 것이다. 몹시 된 것이다. 나도 내 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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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3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3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붉은돼지 2018-01-23 17: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밀댓글입니다.

컨디션 2018-01-23 21:39   좋아요 1 | URL
역시 프로댓글러 답습니다. 가히 역대급^^

서니데이 2018-01-25 00:17   좋아요 0 | URL
비밀댓글인데, 왜 붉은돼지님은 이름과 이미지가 보이지??? 했습니다.

역시 프로댓글러 답습니다. 가히 역대급^^
저도요.

2018-01-25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5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8-01-30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디션님, 지난주 그리고 오늘까지 한파인데, 큰 피해는 없이 잘 지내고 계신가요.
너무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컨디션 2018-01-30 09:45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도 감기조심요~ 아직 세탁기 하루에 한번은 정상적으로 돌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