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에 무게가 포함되는 이유를 조금 생각하다가 아, 재미없어서 그만 두고는 그것보다 더 무의미한 생각을 하게 된 오늘 아침. 나는 한권의 책을 알라딘 상품이미지에서 검색하다가 몇 분을 탕진해버린 결과 기분좋게 짜증이 난 상태에 놓여 있다. 정확하게 2017년 3월 2일자 인쇄발행일이 찍힌 책이 왜 아직까지 상품검색대에 올라와 있지 않냐 말이다.
오늘이 벌써 3월 7일인 터, 며칠 더 기다리면 뜨긴 뜨겠지만 그 사이 내 얼굴이 이렇게 누렇게 떠서 양장이니 반양장이니 같은 쪽수라도 무거운 게 있고 가벼운 게 있지를 않소 따지고 들 것마냥 덤비다가 내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당장 그 흔한 CEO라든가 OECD라든가 WTO니 FIFA니 하는 것들이 무엇의 약자인지도 모르는 판국에 어찌 ISBN을 논할 수 있단 말이오..
(별 거 아닌 것을 붙들고 환장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어느 60년대 구보씨의 늘어진 긴 한량같은 말투)
이를테면 지금 내가 잡은 책과 매우 흡사한 248쪽 | 215*150mm | 322g(녹색평론 통권152호) 이라는 서지정보를 보면서 이 책의 무게는 아마도 320g 일 거라고 탕탕탕 확신하고 싶다. 그리고 하나 더. 무게만큼이나 별 거 아니면서 그보다는 좀더 쪼잔한 것을 만들려면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무 짝에도 쓸모는 없지만 굉장히 놀라운 일이 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