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이라는 이유로 서사의 몸집을 반드시 불릴 필요까지는 없다는 걸 보여주고, 결말이야 어떻게 처리하든 독자들이여 개의치 말라는 그 배짱이 처음부터 끝까지 대범하여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리는 소설. 마음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취급했던 지난 날의 잘못을 반성하기 보다는 좀더 잘게 곱씹고 되새겨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타인의 마음이야 내 어쩔수 없다쳐도 내 마음이 어떤지 그것조차도 알지 못하는 것의 슬픔이 여기 있음을 이제 알게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