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2.0 6 - 성경통독을 위한 최고의 자습서 성경 2.0 6
김동순 지음, 배광선 그림, 하이툰닷컴 기획 / 씨엠크리에이티브(CM Creative)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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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예언서를 읽어 나가는데 매우 유용한 가이드북이 될 것 같습니다.

 

성경의 내용을 빠짐없이 만화에 담아내는 작업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을텐데 벌써 예언서까지 왔네요. 읽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그리는 것은 얼마나 더 고된 작업이었을까요. 그러나 그 덕분에 성경을 글자로 읽을 때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실감나게 느껴 볼 수 있었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여기서 '읽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말한 것은 성경 2.0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시리즈의 책, 한 권 한 권이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입니다.)

 

6권에서는 구약 성경의 예언서를 다루고 있는데, 모두 열 세 명의 선지자들이 쓴 예언서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선지자들은 언제 다루는가 했더니 다음 권인 7권에서 다룰 예정이라 하네요.

 

6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각 선지자들을 활동 장소와 시기에 따라 한데 묶어 소개해 주고 있었던 점이었습니다. 북이스라엘에서 활동했던 아모스와 호세아 선지자를 한데 묶고, 남유다에서 활동했던 요엘, 이사야, 미가, 하박국, 스바냐, 예레미야 선지자를 한데 묶고,  앗시리아에 대해 예언한 요나와 나훔 선지자를 한데 묶고, 에돔에 대해 예언한 오바댜는 혼자니까 그냥 따로 다루고, 포로기간에 활동했던 에스겔과 다니엘을 한데 묶어 소개하고 있었는데, 메세지의 대상이 되는 국가의 영적인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선지자들 각각의 사역 대상과 사역 시기와 연대를 도표(17쪽)로 만들어 실어 놓은 것도 좋았습니다. 이 도표만 외워 두면 성도들에게 선지자들에 대해 소개할 때 많은 도움이 되겠더군요.

 

6권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아모스 선지자가 북이스라엘에 가서 주변 국가들에 대한 심판을 선포할 때 북이스라엘 사람들이 좋아하다가, 유다에 대한 심판을 선포할 때에는 더 좋아하다가, 북이스라엘에 대한 심판을 선포하기 시작하자 그 메세지에 충격을 받고 반발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성경으로 읽을 때에는 전체적인 흐름보다는 각각의 심판 내용에 대해서만 주목했었는데, 이렇게 만화로 보게 되니 실제의 상황이 어떠했을지 실감나게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모스 선지자와 호세아 선지자가 같은 사역 대상(북이스라엘)에 대해, 같은 사역의 목적(회개)을 가지고 활동했지만, 각각 하나님의 공의와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대조적인 측면을 각각 강조하여 메세지를 선포했다는 사실에 대한 설명을 보며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에 대한 치우치지 않는 감각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가 선지자의 심판 예언에 대해 백성들이 보인 반응을 보면서는 인간의 죄악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80쪽에 그려져 있는 내용을 보면 미가가 선포하는 심판의 예언을 들으며 어떤 사람이 "하나님이 진짜 화나신 것 같은데?"라고 하니까, 다른 사람이 "괜찮아, 송아지 몇 마리 잡아서 제사 지내면 돼!"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저게 바로 오늘날 우리 믿는다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의 기도 내용을 보면서는 예레미야가 얼마나 힘들게 사역했을지, 그가 사역을 하는 동안 느꼈던 고통과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자신을 핍박하는 자들에게 자신의 원수를 갚아 달라고 기도했고(95쪽), 자신을 해치려 하는 사람들을 용서하지 말아 달라고 기도했고(97쪽), 자신을 조롱하는 자들에게 원수를 갚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99쪽). 오늘날에는 목사가 자기를 힘들게 하는 성도를 저런 식으로 저주하면 어떻게 목사가 그럴 수 있느냐고 난리가 날 텐데, 예레미야 선지자에 대해서는 오히려 공감이 되고 편을 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또한 여호야김 4년이 되었을 때가 예례미야 선지자가 사역한지 23년이 되던 해였다는 것(103쪽)을 보면서, 그리고 그 그림에서 "23년 동안이나 떠들었어?"라는 사람들의 말을 보면서, 유다 백성들이 얼마나 지독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려 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바벨론에 예루살렘이 점령당할 때까지 예레미야 선지자가 또 얼마나 긴 기간 동안 사역했을지를 생각해 보면 예레미야의 처지가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요하난을 따르는 무리들이 예레미야 선지자에게 하나님의 뜻을 물었을 때, 무려 열흘이 지나서야 하나님의 응답을 받아 전해 주었던 것을 보면서 오늘날 하나님께 기도하면 바로 응답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어떤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얼토당토 않은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예레미야 같은 대선지자도 그렇게 긴 시간을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물어야 응답을 받았는데, 아무리 성령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기도하면 바로 응답을 받는다'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얼마나 오만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성경 2.0을 볼 때마다 참 신기하게 생각되는 것은, 주석성경에 제공되어 있는 설명은 거의 읽지 않고 지나치는 반면, 성경 2.0의 제공되고 있는 설명은 빠짐없이 읽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덕분에 6권에서도 유익한 내용들을 많이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한 가지를 예로 들면 "실로아 물은 성전에서 사용되는 용수이기 때문에 실로아 물을 버린다는 것은 성전을 버린다는 의미'라는 설명 입니다.

 

이 외에도 TIP이나 그림 밑의 설명 중에 눈길이 가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다니엘의 예언 가운데 나오는 날짜들의 의미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유익하게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워낙에 어려운 예언이다 보니 머리에 잘 남지는 않더군요. 읽으면 이해가 되는데, 돌아서면 잊어 버린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점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성경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도표 같은 것으로 정리해 주셨다면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좀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의 설교를 구분하는 칸에 프로레슬러 그림 (87쪽, 95쪽), 로보트 그림(91쪽), 용 그림(96쪽), 헐크 그림(99족)등을 그려 넣은 것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작가 분이 그림을 그리다가 좀 힘드셨나 보다. 그래서 대충 그려 넣었나 보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워낙 힘든 작업이었을 테니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꼭 저런 그림이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에스겔 선지자에게 주신 명령 중에 390일 동안 하루에 빵 20세겔과 물 1/6의 힌씩만 정해진 때에 먹으라는 명령에서 '힌'을 '힐'로 잘못 썼더군요. 그림 밑에 설명에서도 '힌'이 아니라 '힐'로 기록하고 있었는데 수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느부갓네살 왕이 다니엘을 '총리'로 세웠다(189쪽)고 한 후에, 다리우스가 다니엘을 '정승'으로 세웠다(198쪽)고 하여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성경에서는 두 곳 모두 '총리'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 또한 수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러한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성경의 예언서를 이해하는데 정말 유용한 가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만 읽어도 충분히 유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이 책을 가이드 삼아 성경의 예언서를 함께 읽어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저희 교회에서는 이애실 사모님이 쓴 성경 내비게이션이라는 책을 가지고 그 책에서 소개하는 순서에 따라 성경 통독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금 사용하고 있는 성경 내비게이션 대신에 이 책을 가이드 삼아 성경 통독을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혼자서 성경 통독을 하는 분이라면 이 책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예언서의 순서대로 성경의 예언서를 읽어 간다면 예언서를 이해하는 것이 정말 수월해 질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아모스 선지자에 대한 부분을 먼저 읽고, 그 다음에 성경의 아모스서를 읽고, 또 이 책의 호세아 선지자에 대한 부분을 먼저 읽고, 그 다음에 성경의 호세아서를 읽는 식으로 읽어 간다면 성경의 예언서가 그리 어려운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예언서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지금까지 예언서를 멀리해 온 분들이 계시다면 그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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