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2.0 5 - 성경통독을 위한 최고의 자습서 성경 2.0 5
김동순 지음, 배광선 그림, 하이툰닷컴 기획 / 씨엠크리에이티브(CM Creative)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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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하와 역대상하를 역사순으로 재구성한 탁월한 편집이 돋보입니다.
 
어렸을 때 이야기 성경 한 권을 수십 번 반복해서 읽은 덕분에 그 어렵다는 어른 성경도 무리 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 성경이 어려우면 어린이 그림 성경이나 이야기 성경을 먼저 읽어 보라고 권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 그림 성경이나 이야기 성경을 읽다 보면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는 느낌을 받게 될 때가 많습니다. 어린이들 보기에 쉬우라고 지나치게 많이 생략하고 요악을 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른 성도들이 읽을 만한 수준 높은 이야기 성경을 찾아 보려 했지만 지금까지는 그다지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외로 만화 성경인 성경 2.0을 보면서 제가 원하던 수준의 책을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만화 성경에 성경의 전체 내용을 담을 수 있다고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었습니다. 각 권 당 300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10권이나 되는 삼국지의 내용을 빠짐없이 충실하게 만화로 옮겨 놓은 것을 보니 무려 74권이나 되더군요. 그러니 1000페이지에 달하는 성경 책을 만화로 옮겨 놓는다면 적어도 25권 정도는 되어야 그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 규모의 만화 성경을 구입할만한 개인은 별로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당연히 그런 만화 성경을 기획할 만한 출판사는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이 책이 이루어냈습니다. 성경의 전체 내용을 10권이라는 적은 권수 안에 모두 담으려고 시도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출간된 내용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만화로 옮겨진 성경 내용 가운데 누락된 부분이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충실하게 성경의 내용을 옮겨 놓았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전 권들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번 권 역시 성경의 내용을 매우 충실하게 옮겨 놓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열왕기상하와 역대상하의 내용을 시대 순으로 편집해 놓음으로써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사실 열왕기서의 내용을 보면 북이스라엘 왕들이 주인공들인 것처럼 보이고(왕들이 워낙에 자주 바뀐 데다가 엘리야, 엘리사 선지자가 북이스라엘에서 활동했다는 점 때문에), 역대서의 내용을 보면 아예 남유다의 왕들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두 책을 함께 보지 않으면 분단 이스라엘 왕국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시대순에 따른 사건의 재배열을 통해 그러한 필요를 잘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또 성경만 읽어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한 설명이나 성경의 각 책마다 서로 다르게 기록된 부분에 대한 설명을 통해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유익을 얻었던 부분들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아라우나 타작마당의 가격이 삼하24:24에서는 은 50세겔로 기록되어 있는데, 대상21:25에서는 금 600세겔로 기록되어 있는 이유에 대해 타작마당만 구입한 가격과 산 전체를 구입한 가격의 차이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둘째로, 바아사의 유대 공격 시기에 대한 오류를 수정해 주고 있었습니다. 대하16:1에는 아사 36년이라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26년이라고 합니다.
 
셋째로, 엘리야가 이세벨을 피해 숨었던 사르밧이 이세벨의 고향인 시돈 지역에 있었다는 사실의 아이러니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격언을 이럴 때 쓰는 것인가 봅니다.
 
넷째로, 여호사밧 당시에 벌어진 전쟁에서 암몬과 오압 사람들을 공격했던 복병은 누구인가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후에 암몬과 모압 자손이 세일 산 사람들을 공격해서 전멸시킨 것으로 볼 때 숨어 있던 복병은 마온 사람들로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온 사람들을 물리친 후 암몬과 모압 자손 역시 서로를 의심하게 됨으로 다투다 지리 멸절하였던 것입니다.
 
다섯째, 엘리사 시대에 아람이 사마리아를 포위했을 때 비둘기 똥이 매매되었다는 기록에 대해 실제 비둘기 똥이 아니고 여물지 않은 콩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여섯째, 엘리사 시대에 이스라엘 왕이 사람을 보내 엘리사를 죽이려 하다가 그 뒤를 따라온 이유에 대해 충동적으로 엘리사를 죽이라 했지만 그것이 엘리사의 탓이 아니라 하나님의 재앙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성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설명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여호람 왕이 자신의 동생들을 죽였던 사건을 그림으로 보니 그 상황의 잔혹함이 더 크게 느껴지더군요. 또한 아하스 왕이 성전 기구들을 제멋대로 해체했던 사건 역시 그림으로 보아서인지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유월절 어린양을 백성들이 직접 잡았다는 것이나, 제사장이나 레위인들에게 땅이 분배되지 않은 대신 제사장에게 땅의 첫 열매와 희생제물이 주어졌고, 레위인들에게 십일조가 주어졌다는 것에 대한 설명도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요즘 들어 교회에서 십일조로 들어온 헌금을 부조리하게 사용하는 현실에 대해 비판하는 분들이 이러한 사실에 대해 많이들 지적하더군요. 목사들이 스스로를 제사장이라고 생각하면서 왜 레위인들에게 주어진 십일조를 자기가 마음대로 사용하냐고요. 그래서 기억에 남았던 내용인데 이 책에서 또 다시 보게 되니 더 눈에 들어오더군요.
 
또 이 책을 통해 므낫세 왕이 신상을 자기 손을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확실히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본 기억이 있는 듯 하면서도 가물가물 했었는데, 왕이 직접 신상을 만드는 그림을 보고 나니 다시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직접 확인해 보니 실제로 그렇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역대하33:7). 또 엘리사를 향해 대머리여 올라가라고 말한 청년들의 말이 의미하는 것이 네 스승인 엘리야처럼 승천해 버려라, 곧 꺼져라 라는 의미라는 설명도 이전에 알고 있던 해석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러한 수많은 유익과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126쪽에 엘리사가 엘리야에게 구했던 것이 스승을 능가하는 능력이었다고 설명되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저로서는 엘리사가 구했던 것이 엘리야의 능력의 두 배나 되는 능력이 아니라, 엘리야의 능력의 두 몫을 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더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자가 아버지에게 받게 되어 있는 유산의 분량을 구하였다는 것입니다. 영적 장자권을 내게 주십시오 라고 구했다는 것입니다. (현대어 성경에서는 이 점을 분명하게 드러내어 번역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한글 성경이 능력의 두 배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언급한 해석도 함께 실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만화 중간 중간에 성경2.0에 대한 깨알 같은 광고가 이전 권들에서보다 배 이상 많다고 느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출판사에 이 부분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6권에서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며 7권부터는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하시더군요. 이번 권에서는 책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성경2.0에 대한 것도 덩달아 많이 삽입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느꼈던 아쉬움 중에 가장 컸던 것은 각각의 소제목 옆에 성경 장 절이 전혀 기입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전 권들은 모두가 성경의 장 절 순서대로 책의 내용이 소개되어 있었기 때문에 별도로 성경 장 절을 기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열왕기상하와 역대상하가 합쳐지면서 장 절 구분이 없어지게 되었기 때문에 별도의 기입 없이는 각각의 이야기에 해당되는 해당 성경 구절이 몇 장 몇 절인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소제목만 보고 그 내용에 해당하는 성경의 장 절을 찾아가려고 하니 무척이나 어렵게 되어버렸습니다. 다음에 개정판을 내시게 되면 반드시 수정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뒷부분에 와서 이런 아쉬움들에 대해 말하고 보니 제가 이 책에 대해 불만이 많은 사람처럼 느껴질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저로서는 청소년들이 성경을 쉽게 접하도록 도와주는 데에 이 책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청소년들이나 친분이 있는 교역자분들께 부지런히 이 책의 장점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노안이 온 중년이나 노년의 어른들이 보시기에는 조금 글자가 작을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그래서 그분들께는 권해 드리기가 조금 주저될 때까 있습니다. 혹시나 이 시리즈가 대박이 나게 되면 어른들을 위해 대형판으로도 출간해 주시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찌되었든 이 책을 몇 번만 읽어 놓으면 열왕기상하와 역대상하를 성경으로 읽어 나가는데 거의 막힘이 없게 될 것 같습니다. 성경 읽는 것이 정말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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