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일과 영성 - 인간의 일과 하나님의 역사 사이의 줄 잇기
팀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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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초에 하나님은 일하셨다.. 하나님은 일하실 뿐만 아니라, 거기서 큰 기쁨을 누리셨다. (42-43쪽)

 

 

 

감히 '모든 그리스도인 직장인들이 읽어 보아야 할 필독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 바로 신학대학원에 입학해서 그 때부터 오직 교회에서만 일해 왔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들의 세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교회도 나름 직장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일반 직장과는 성격이 다른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회 성도들이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제한적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보니 꼭 한 번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입니다.

 

지금까지 티머시 켈러 목사님의 저서를 네 권 정도 읽어 보았는데, 그 중 어떤 책에서도 실망감을 느껴 본 일이 없었습니다. 철저히 성경적인 시각에 폭넓은 시야와 깊이 있는 적용이 잘 어우러져 있는 저자의 책들을 읽으면서 매 번 커다란 유익과 만족을 얻어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이 책은 티머시 켈러 목사님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라, 리디머 신앙과 사역 센터의 대표로 사역해 온 전직 경제분석가이자 CEO인 캐서린 알스도프와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있는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염려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습니다. 어느 누구의 작품도 아닌 어중간한 결과물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습니다. 일에 대한 신학과 실제에 대한 적용이 너무나 잘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부에서는 일의 가치에 대한 성경적인 관점에 대해, 2부에서는 일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성경적인 관점에 대해, 3부에서는 앞에서 다룬 관점의 실제적인 적용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일이라는 것이 결코 타락으로 말미암은 저주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이라는 것이 사람들을 섬기는 중요한 도구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탁월한 성과를 거둘 때에 다른 사람들을 잘 섬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일을 잘못된 동기를 가지고 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돈을 위해서, 또는 다른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을 얻기 위해서 일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상숭배와도 같은 것이므로 그리스도인이라면 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고 일해야 마땅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하나님께서 일을 통해 기쁨을 얻으셨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창조 시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셨던 것처럼, 우리 또한 일이라는 것을 통해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뻐하고 싶다면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 일은 기쁨이 되는 일이어야 할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에덴을 돌보는 일을 맡기셨다는 설명입니다. 아담은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도록 초청받았습니다. 요즘 여호수아를 강론하고 있는데, 여호수아의 내용과 연결지어 보면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각 지파들에게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다르시는 일을 맡긴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큰 일을 하시고, 작은 일들은 각각 자신의 일군들에게 맡기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하는 것은 하나님의 큰 일을 이루어가는 데에 작은 부분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영광스럽고 거대한 계획의 일부를 내가 감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일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일을 통해 저마다 가진 특별한 능력과 은사를 파악하게 되고 그게 정체성 확립에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감안할 때, 노동은 자아 발견의 주요한 통로이기도 하다(47쪽)."는 언급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언급한 도로시 세이어즈의 말 "일하는 이의 능력을 최대로 표현하는 게 곧 ...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수단이며 반드시 그리 되어야 한다."는 말 역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사실 이 책에는 일과 관련된 다양한 명언들이 여러 차례 언급되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도 버릴 만한 말이 없습니다.

 

2부에서는 일에서 겪는 어려움이 타락한 세상에서 당연한 일이라는 점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일 자체는 저주가 아니지만 일이 죄에 오염된 결과 고통스러운 수고가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라는 것입니다. 땅을 일구는 동안에는 반드시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보게 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특별히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바로 전도서의 가르침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었습니다. 저자는 전도서에서 자주 등장하는 '해 아래서'라는 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해 아래서 하는 모든 수고는 헛되다. 왜냐하면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나치게 수고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단지 내가 수고한 것에 대해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것으로 만족하고, 한 줌의 평안을 누리는 것에 만족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일을 탐욕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 에스더의 결단을 예수님의 성육신과 연결지어 해석해 놓은 것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화려한 왕궁에서 나 홀로 행복하기보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할 때 진정으로 의미있는 삶을 살게 된다는 사실을 직장 생활이라는 삶의 영역과 연결지어 놓으니 더 실제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엇습니다.

 

3부에서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복음을 가지고, 일을 바라보는 일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특히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분하는 이원론적인 시각을 가지고 교회 일과 세상 일을 구분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일반 은총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특히 복음을 다양한 직업 영역과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는가에 대한 실제적인 조언을 제시해 준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서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다음의 말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들과 세상을 섬기는 일에 힘을 모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다. 남들과 함게 어울려 일하는 크리스천들에게서는 겸손한 협력과 진중한 도전이 두루 나타나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용서를 체험할 뿐만 아니라 일반 은총의 개념을 온전히 깨닫고 받아들인다면 신앙은 다르지만 주님이 크게 쓰시는 이들과 손을 맞잡고 한없이 유익한 일들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다(238쪽)."

 

그리고 무엇보다 안식일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마음에 와 닿앗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는 동안 결코 마음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하루도 쉬지 못하고 매일같이 일했습니다. 그러나 출애굽 후에는 안식일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안식을 누린다는 것은 자유인이라는 증거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안식일에도 안식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은 그가 노예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주일에 예배를 드리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일의 노예거나 돈의 노예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일 중독자만 일의 노예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성도들이 이 사실을 제대로 인식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높은 보수나 칭찬을 위해 일하지 말고, 기타 다른 동기(우상숭배가 될 수도 있는)를 위해 일하지 말고,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일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일을 가치있게 여기고 충실히 해 냄으로써 하나님을 섬기라는 결론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에필로그에서 소개하고 있는 예레미야의 편지(바벨론에 끌려간 유다 백성들에게 보낸)의 내용에 대한 해석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바벨론은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일하고 있는 직장과 같고, 유다 백성들을 바벨론을 보내신 분이 하나님이신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을 그들의 직장으로 보내신 것 역시 하나님이시며, 바벨론으로 끌려간 유다 백성들이 바벨론을 위해 기도해야 마땅했던 것처럼 그리스도인들 역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을 위해 기도하고 일해야 마땅하다는 저자의 설명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직장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 보아야 할 지에 대해 너무나 선명하게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집사님들이 생각 났습니다. 그분들에게도 꼭 읽어보도록 권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몇 권 더 구입해서 선물해 드리려고 합니다. 목회자가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잘 설명해 놓은 책을 선물해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도 귀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하는 분들, 특히 신우회 활동이 직장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신앙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분들께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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