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복음을 만나다 - 갈라디아서 깊이 읽기 (Study Guide)포함 팀 켈러의 새롭게 열리는 말씀 시리즈 1
티머시 켈러 지음, 김성웅 외 옮김 / 베가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갈라디아서의 깊이와 진정한 가치를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오랜 시간 신앙 생활을 해 오면서 바울 서신 중에서 가장 가치있는 서신이 로마서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제가 로마서를 통해 참으로 중요한 진리를 발견해서라기보다는 그렇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였습니다. 루터나 웨슬리의 일화나, 로이드존스 목사님이나 옥한흠 목사님의 로마서 강해에 대한 세간의 평과 같은 것들이 로마서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로마서에 관한 주석이나 설교집을 상당히 많이 읽어 보았습니다만, 그들이 말하고 있는 정도의 감동을 느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로마서보다 갈라디아서가 복음에 대해, 그리고 이신칭의에 대해 더 잘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저자의 탁월한 설명이 그렇게 느끼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저로서는 이 책을 통해 갈라디아서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복음이 왜 그렇게 잘못된 것이며, 우리가 어떻게 다른 복음에 물들어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갈라디아서를 설교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에스라 성경 대학원 대학교에서 공부한 어떤 분으로부터 거기에서 공부하면 새롭게 발견한 성경의 진리에 대한 감격 때문에 설교하고 싶어 미칠 정도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충동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복음에 대한 이 깊은 진리를 우리 성도들에게도 빨리 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물론 복음에 대해, 그리고 이신칭의의 진리에 대해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거나 설교하지 않았다 거나 했던 것은 결코 아닙니다. 나름대로 개혁주의 교단 소속의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고, 교리서도 여러 권 읽었고, 또 개혁주의 신학에 바탕을 둔 설교를 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교리에 대한 내용을 통해 이만한 '감동'을 받아본 적은 없었습니다. 교리에 대한 설명을 보거나 들으면서 진리가 진리가 되어 가슴에 부딪치는 경험이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웨슬리가 루터의 로마서 주석 서문을 누군가가 읽는 것을 듣는 가운데 복음의 진리를 깨달았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이 책을 통해 그런 경험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바울이 복음에 관한 두 가지 진리를 확고하게 붙잡고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첫 번째 진리는 "우리는 지독한 죄인이어서 우리의 구원에 어떤 보탬도 할 수 없다."라는 것이고, 두 번째 진리는 "우리는 예수의 공로, 즉 '그리스도의 은혜'를 믿음으로써만 구원받는다. 그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갈라디아의 거짓 교사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에 더하여 복잡한 규례들(주로 문화에 대한 규정이라 볼 수 있는)을 지켜야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 사도는 그들의 주장이 크게 잘못된 주장이라는 사실을 여러 가지 논증으로 드러내 주었습니다. 우선 바울 사도는 자신이 붙들고 있는 진리가 바로 모든 사도들이 붙잡고 있는 진리라는 사실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자신도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사명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사도들보다 결코 부족함이 없으며,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진리와 다른 사도들이 가지고 있는 진리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음을 예루살렘 방문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자신이 베드로 사도의 외식을 책망했던 사건도 소개하면서 인종우월주의적인 태도가 복음의 정신을 얼마나 훼손하는 일인지에 대해 분명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믿음으로 의롭다 하는 것이 바로 복음 진리의 핵심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신칭의야말로 기독교 신앙이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행위로 의롭다 함을 받지 않습니다.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율법준수가 아닙니다. 율법은 우리로 하여금 구주가 필요함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는 율법을 완전하게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구주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율법에 대해 죽어야 합니다. 율법을 통해 구원얻으려는 시도에 대해 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하나님을 위해 살 수 있게 됩니다. 스스로 자신을 구원해 보려는 것은 자신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자신을 구원해 보려는 시도를 내려 놓을 때라야 하나님을 위해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오직 복음으로 구원받을 뿐 아니라 복음으로 성장합니다. 복음은 하나님께 구원받았다는 것이며, 하나님께 용납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에 대한 믿음은 우리를 강력한 순종으로 이끌어 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으로 인해 우리의 죄와 저주가 그분에게 전가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의와 복과 성령은 우리에게 전가 되었습니다. 그분과 우리 사이에는 이중전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죄인이 되신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의롭게 됩니다. 그분이 하나님에 의해 죄인으로 간주되셨던 것처럼, 이제 우리는 하나님께 의해 의롭고 흠없는 사람으로 간주됩니다.

 

우상숭배나 율법주의는 모두 자기 스스로 구원자이자 주님이 되려는 시도입니다. 우리가 우상을 만드는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를 받아주실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율법을 통해 구원을 얻으려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율법이 무가치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여전히 우리는 율법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기쁘게 즐겁게 해 드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율법을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율법에 의존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의지해야 할 분은 하나님 뿐입니다. 율법이 아닙니다. 율법은 그저 지켜야 할 것일 뿐입니다. 구원얻은 자로서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리해야 합니다. 전적으로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는 율법을 준수할 의무를 더 무겁게 지게 됩니다. 하나님을 사랑할 이유를 에전보다 더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저자의 설명은 이신칭의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어 주고 있으며, 율법주의가 우상숭배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사실 또한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또한 믿음으로 구원받은 자들이 율법을 지켜야 할 이유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설명 하나 하나가 갈라디아서의 본문을 잘 녹여내고 있어 머리에 머물지 않고 가슴으로 잘 흘러내려가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새관점'이 제기한 신학적 문제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데, 그 요지는 '새관점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은 옛관점에서 말해 오고 있는 내용에 포함되는 내용일 뿐이기에 굳이 옛관점을 폐기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록으로 함께 딸려온 '갈라디아서 깊이 읽기'는 옥한흠 목사님이 만드셨던 다락방 성경공부 교재와 같은 성격(설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의 성경공부 교재입니다. 전반부는 학생용 교재, 후반부는 리더용 교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직까지 공부해 보지는 못했지만, 그 내용이 정말 좋다고 한다면 별도의 교재로 만들어 판매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비매품 선물로 함께 제공되고 있는데, 이것으로 성도들을 교육하고자 하는 분들은 복사를 하거나 타이핑을 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호응이 좋다고 한다면 단행본 교재로 만들어 판매해 보는 것도 기대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책이 '새롭게 열리는 말씀' 시리즈의 첫 책이고 계속해서 다른 책들이 발간됨에 따라 교재 역시 계속해서 발간될 것이라고 한다면, 성경 전 권을 공부할 수 있는 교재 시리즈가 새롭게 등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또한 기대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베가북스에서 나온 티머시 켈러의 책을 다 읽어보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번역이나 편집, 그리고 디자인이 점점 더 나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첫 번째 책은 번역이 아쉬웠고, 두 번째 책은 디자인이 아쉬웠는데, 세 번째 책부터 괜찮다 싶더니 네 번째 책은 정말 잘 만들었다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번역이며 편집이며 디자인이며, 모두 다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 책 역시 기대가 됩니다. 베가북스에서 출간될 티머시 켈러의 책들을 앞으로도 계속 만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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