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유머 콘서트 - 탈권위 시대, 유쾌한 소통을 꿈꾸는
정치유머 포럼 지음 / 황금물고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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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이 나라의 정치 현실에 대한 실망과 분노의 감정을 배설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이 어떻고 내뱉는 욕설이 어떻고 하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정치인들의 속내를 알아 가는 기쁨과, 정치인들의 치졸한 꼼수에 대한 유쾌한 폭로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카타르시스로 인해 거의 중독되다시피 청취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정치를 주제로 하는 유머집이 나왔다 하여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 가면서 느낀 것은 지금까지 접해 왔던 신문이나 시사주간지의 정치 풍자와 그다지 다를 것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목 앞에 붙어 있는 '탈권위 시대, 유쾌한 소통을 꿈꾸며'라는 수식어를 보면서 무언가 고상하고 수준높은 차원의 정치 유머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내용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저 신문이나 시사주간지의 유머란에 올려졌던 정치 유머들을 한군데 모아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 실려 있는 유머들 가운데에는 기존에 잘 알려져 있던 유머에 정치인들의 이름만 집어 넣은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쩌다가 괜찮다 싶은 유머가 있기도 했지만 그런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신선한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고스톱을 전혀 칠 줄 모르는 저로서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유머도 꽤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고스톱을 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이 책은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차 시간을 기다리는 분들이나 화장실에서 읽을 책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선택하기에 적합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분량에 비해 가격이 좀 높게 책정되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페이퍼북으로 만들어 고속버스 터미널 매점 같은 곳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더 많은 분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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