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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오의 하늘 6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다큐멘터리 만화 ㅣ 요시오의 하늘 6
air dive 지음, 이지현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 닥터 노구찌라는 만화를 읽으면서 "일본 사람 중에도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국사를 배우면서, 또 이현세씨의 만화를 보면서 반일 감정으로 충만한 어린 시절을 보냈었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은 다 쓰레기 같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책에서 만난 노구찌 박사의 헌신적인 모습은 제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닥터 노구찌 같은 일본 사람 한 분을 더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만화의 주인공이 타카하시 요시오라는 소아뇌신경외과의였습니다.
닥터 노구찌와는 달리 타카하시 요시오라는 분은 지금도 현역에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책 뒷 부분에서 현재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인터뷰 내용을 보니 느낌이 조금 이상하더군요. 실존 인물을 만화 주인공으로 만들어 펴 내다니 '일본사람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타카하시 요시오는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 가장 좋은 치료법이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고민해 왔고, 그 결과 제거 가능한 션트 시스템을 개발해 냈다고 하더군요. 뇌수종 환자의 뇌압을 줄이기 위해 몸 속에 삽입하는 션트라는 기구는 뇌수종 환자를 살리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뇌가 션트에 길들여진 결과 뇌가 지나치게 션트에 의존하는 상태가 되고, 결국 션트를 삽입한 상태로 평생을 지내야만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션트를 제거할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었을 때 타카하시 요시오가 그것을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평생 동안 이물질을 몸 속에 넣고 지내야 할 아이들의 고통을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6권에서는 타카하시 요시오가 근무하는 병원에 취직하게 된 신참 간호사의 눈으로 타카하시 요시오를 바라 본 내용과, 타카하시 요시오의 중학교 시절에 관한 내용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아오이라는 환자의 상태를 놓고 수술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를 놓고 부장과 다투는 요시오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전부터 방영되고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메디컬 드라마의 주인공 최인혁 교수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병원의 명성이나 보호자의 고소보다도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의사다운 의사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요시오의 중학생 시절을 보니 부모님과 떨어져 큰 누나와 함께 살면서 조금은 외로운 삶을 살았던 것 같고, 또 담임 선생님의 비인격적인 문제아 취급으로 인해 많은 상처도 받았던 것 같았습니다. 한편으로 빨래감을 줄인다고 속옷을 안 갈아입고 며칠씩 입었다는 이야기에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전 권을 구입해서 의사의 꿈을 꾸고 있는 우리 아들과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몇 권에서 끝나게 될 지 모르지만 닥터 노구찌처럼 열 권 이내에서 끝나서 전 권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면 합니다. 설마 슬램덩크나 드래곤볼처럼 수십 권씩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혹시 몰라서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