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를 바꾸는 성격의 비밀 - EBS 다큐프라임 3부작 『당신의 성격』을 재구성한 자녀양육 지침서
김현수 지음 / 블루앤트리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 성격 유형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읽어 보았습니다. 내용이 그렇게 깊지는 않았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질에 대해 공부할 때 기질은 평생 바뀌지 않는다는 주장을 자주 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들어 본 바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그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질이 평생 바뀌지 않는 이유는 바로 뇌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의 칼 슈왈츠 교수는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에게 낯선 사람과 낯익은 사람의 얼굴을 예고 없이 보여주고 각각의 상황에서 그들의 편도체를 관찰한 결과 내향적인 사람들의 편도체가 외향적인 사람들의 편도체보다 훨씬 많이 활성화 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하였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원래는 내향적이었지만 성장하면서 외향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편도체의 반응은 여전히 그들이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은 성격이 변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사실은 변한 것이 아니라 억누르거나 극복한 것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타고난 기질, 또는 타고난 성격에 맞추어 자녀를 양육해야 자녀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텍사스 대학 심리학과 샘 고슬링 교수가 고안해 낸 스누핑이라는 방법을 통해 사람들이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 개방적인지 보수적인자, 고지식한지 융통적인지, 나르시시스트인지 만인의 연인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예전에 제목만 보아 두었던 '스눕'이라는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이참에 알게 되었고, 한 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기질과 성격에 대해 정의해 놓은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기질은 선천적으로 지니게 된 인간의 행동 양식으로써 태어나면서부터 발견되는 특성을 말한다.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가진 행동 양식을 아이들에게는 '기질'이라고 표현하고, 어른들에게는 '성격'이라고 표현한다. '타고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기질이 자라면서 각기 주어진 환경과 경험 등의 요소와 결합하여 성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사람들의 성격 유형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방식 두 가지를 소개해 주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키어시가 구분한 기질이론이었고, 두 번째는 MBTI 성격이론이었습니다. MBTI야 워낙에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데이비드 키어시의 기질이론은 처음 접해 본 것이라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그는 기질을 보호자형, 예술가형, 이상가형, 합리론자형, 이렇게 네 가지로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이전의 다혈질, 담즙질, 우울질, 점액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말해 주지 않고 있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마도 보호자형은 점액질, 예술가형은 담즙질, 이상가형은 다혈질, 합리론자형은 우울질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조금 더 공부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내향형 중에 뛰어난 영재들이 많다는 것과, ADHD 성향의 아이들에게도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ADHD 성향의 아이들에 대해 사냥꾼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과 다른 행동 타입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한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산만하지만, 특별히 관심있는 분야가 생기면 거기에 무섭게 몰입하는 능력이 그들에게 있다는 지적 또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 헌터 스쿨(미국 뉴햄프셔)이라는 기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게 생각되었던 것은, 저자가 "왜 여기에서 ADHD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가?"라는 것이었습니다. ADHD 자체를 기질로 볼 수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것을 외향적인 기질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내향적인 기질을 가진 아이들의 특이한 행동 타입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ADHD 성향의 아이들 중에도 외향형이 있고, 내향형이 있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저로서는 지금까지 ADHD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대체로 활동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100% 외향형일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내향형의 영재들에 대해 언급한 직후에 ADHD 성향을 가진 아이들의 영재성과 에디슨 유전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저자가 혹시 ADHD 성향을 내향형 기질을 가진 아이들의 특이한 행동 발현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아이들의 기질과 성격을 잘 파악해서 그들의 장점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는 저자의 지적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공감하였습니다. 책 말미에 소개해 준 다양한 관련 도서들의 목록도 마음에 들었는데, 꼭 읽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도서가 몇 권 있었습니다. 성격 연구에 관한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더 깊이 살펴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해 주는 입문서로서 읽어 볼 만한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