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 인문을 묻다
송광택 지음 / 강같은평화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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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수준과 깊이를 아는 터라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읽었던 책입니다. 그런데 제 기대가 좀 잘못된 기대였던 것 같더군요. 제목에 포함된 '인문'이라는 말에서 조금은 수준 있고 어려운 내용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본적인 '교양' 수준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신앙 생활을 어느 정도 해 온 기독교인이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을 법한 내용들이었다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 초신자들을 위해 쓴 책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80가지의 질문에 대해 저자가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쓰여진 내용이라기보다는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질문을 만들어 낸 듯한 느낌이 컸습니다. 그래서인지 질문을 마음에 두고 내용을 읽으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답을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주변적인 내용을 늘어 놓다가 답은 달랑 한 두 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내용 중에는 제목이 의미하고 있는 바와는 달리 기독교와 그다지 연관성이 없는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내용이 많지는 않았지만 초점이 흐려지는 것 같아서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건질만한 내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독서 지도를 하고 있는 분인 만큼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저자들을 추천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에 더하여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과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기독교가 저지른 최대의 범죄라고만 생각해 왔던 십자군 전쟁이 이슬람의 확장에 맞서 자신들의 땅을 지키려는 유럽인들의 자구책이었다는 측면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또 불국사 경내에서 돌 십자가가 발견되었던 사실과 더불어 소개된 기독교의 한반도 전파 시기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 강화 홍의교회 교인들의 개명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상당히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한편으로 이 책의 각 챕터를 읽으면서 과거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이규태 코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다룬다는 점과 짧은 분량의 글에 굉장히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초신자들이 기독교를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회자들이나 신앙의 연륜이 오래 된 분들보다는 초신자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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