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맥스웰 리더의 조건 - 리더십의 대가 존 맥스웰이 제시하는 진정한 리더의 21가지 자격
존 맥스웰 지음, 전형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십여 년 전에 리더십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여러 권의 책을 쌓아 놓고 읽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여섯 권 정도 읽고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엇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 읽어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맨 마지막에 읽었던 책에서 받았던 실망감이 가장 컸습니다. 리더십에 관한 한 가장 탁월하다는 한국인 저자가 쓴 책이었는데 읽을 때에는 정말 재미있게 술술 읽어졌지만 읽고 나서는 그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에는 괜찮은 내용의 책이었을지 몰라도 제가 처해 있던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적용점도 제공해 주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십 년 정도가 흘러 참으로 오랜만에 리더십에 관한 책을 다시 손에 들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리더십 전문가이자 기독교 목회자인 존 맥스웰의 신간 '리더의 조건'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존 맥스웰이 진행하는 세미나에 참석해 실제 강의를 들어 본 적도 있지만 책을 읽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세미나에서 구입해 놓은 책에 싸인까지 받아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더십 책에 질려 있던 상태라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 욕심이라는게 참으로 무서운 것이라 읽지 않고 내버려 둔 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그리고 읽는 것도 새 책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십여 년이 흐르는 동안 저자의 깊이가 더 깊어지고 다듬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장을 읽어가면서부터 읽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마음을 사로잡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리더십이란 사람들을 하나의 공통된 목표에 규합시키는 의지와 능력, 그리고 신뢰감을 심어주는 성품을 말한다."라는 버나드 몽고메리의 말이 인용되어 있었는데, 저자의 의도는 1장의 주제인 '성품'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이었겠지만, 저로서는 ''하나의 공통된 목표'라는 말에 더 마음이 끌렸습니다. 리더에게 '성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관심이 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던 영역에 대한 설명 중에서도 새로운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성품이 시각을 결정하고, 시각은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시각'은 '가치관'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는데, 이러한 '성품-시각-행동'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에 대한 이해가 '행동'의 변화를 추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리더의 성품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사람들은 리더를 신뢰하지 않으며 더 이상 따르지 않게 된다'는 저자의 예리한 지적은 최근들어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켜 쫓겨나게 된 목회자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면서 꼭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또한 저자가 '카리스마'를 개발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용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제시한 방법에 대해서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자의 말 가운데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사람들을 자신에게 끌어들이고 싶다면, 먼저 당신 자신이 함께 하고 싶은 사람처럼 되어야 할 것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말을 보면서 "나 자신조차도 나 같은 사람에게는 영혼을 맡기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목회자를 그 어떤 성도가 따르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인정할 만한 성숙을 이루기 위해 더 헌신해야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헌신'에 대한 내용 가운데에서는 맨 마지막 부분에 소개되어 있는 맥컬리(농구선수)의 말에서 커다란 도전을 받았습니다. "명심하거라. 최고의 기량에 이르기 위해 항상 매 게임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너와 똑같은 기량을 갖춘 선수가 나타날 것이고, 그 다음 시합에서 맞붙게 되면 넌 그를 따라갈 수 없게 된단다." 목회자인 저로서는 누구와 대결하거나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헌신이라는 측면에서 매 게임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 저에게는 매 예배에서, 그리고 매 설교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감독이신 하나님께서 매 게임(예배)마다 기용(사용)하시는 선수(목회자)가 될 수 있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통'에 대한 내용 가운데에서는 저자가 소개한 어떤 스승의 가르침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먼저 모든 사람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감동적인 인사말을 적어라. 그 다음 사람들이 실천하고 싶도록 만드는 극적인 결론과 맺음말을 적어라. 그리고 가능한 한 그것들을 연결시킬 수 있도록 본문을 적어나가라." 이 말이 저에게는 설교에 대한 매우 중요한 통찰력을 얻게 해 주었습니다. 최근들어 제 설교에 대해 계속 고민해 왔던 것이 바로 이 말에서 지적하고 있는 내용과 연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경본문을 풀어 설명하는 기술은 나쁘지 않지만 도입부와 결론부가 많이 부족한 것이 제 설교의 문제점이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실천하고 싶도록 만드는' 결론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저자는 이에 대해 청중을 이해하는데 집중하라는 답변을 주었지만 저로서는 '하나님께서 당신들에게 이런 행동(실천)을 기대하신다'고 말할 수 있는 '그 행동(실천)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서 더 분명하고 선명하게 드러내도록 해야한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이 외에도 다양한 적용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적용점들을 하나 하나 잘 정리해서 실천함으로써 실제적인 변화로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부교역자로 있을 때에 리더십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읽었던 것과, 현재 담임교역자로 있으면서 리더십에 대한 한 권의 책을 읽은 것이 이렇게도 다른 느낌, 다른 유익을 가져 올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정말 적절한 지혜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것이 제가 처한 상황 때문이었는지, 이 책의 탁월함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매 장에서 적용점을 발견하고 필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책의 내용 자체가 쓸만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거나 저로서는 책을 읽기 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몇 배는 더 한 유익을 얻었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