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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설득당하는가 - FBI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심리학
조 내버로 & 토니 시아라 포인터 지음, 장세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읽기 전에는 잘 몰랐지만 목회자인 저로서는 반드시 읽어야 했던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말'만 제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 '비언어적인 요소'까지도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말'보다도 '비언어적인 요소'를 통해 자신의 본심을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상대의 '말'보다는 상대의 '비언어적인 요소'를 보면서 상대의 진심을 파악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신념 가운데 한 가지는 '진심은 반드시 통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면 상대가 반드시 그 진심을 알고 언젠가는 긍정적으로 반응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제게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가 그 진심을 오해하고 끝까지 그 오해를 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는 내가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나의 비언어적 행동을 보면서 내 마음을 왜곡해 받아들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상대로 하여금 내 마음을 오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마음을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올바로 표현하는 방식을 꼭 배워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 가운데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악수를 할 때에 양손으로 감싸쥐는 정치인 스타일의 악수가 상대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어떤 영화 속에서 그러한 악수법이 시각장애인들의 악수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일이 있었는데, 저로서는 그러한 악수법이 상대에게 포근함과 따뜻함을 느끼게 해 줄 것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성도들과 악수할 때에 항상 그런 방식으로 악수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지적을 통해서 그러한 악수법이 오히려 상대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친밀함을 표현하고 싶으면 악수를 하면서 다른 손으로 상대의 팔 위쪽이나 팔꿈치를 가볍게 터치하라고 가르쳐 주고 있었는데, 저에게 꼭 필요한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한 '자신의 확신을 표현할 때 하는 손 동작'은 설교할 때의 제스처로 사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남자들의 업무 복장에 대한 조언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설교학을 배우면서 설교자의 복장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는데, 그 때에 배웠던 내용과 많은 점에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상대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목회자나 비즈니스맨이나 똑같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부분에서 특별히 눈에 들어왔던 것은 갈색 정장을 피하라는 조언이었습니다. 한 동안 갈색 옷을 좋아했었기 때문에 양복 중에 갈색 정장이 있는데, 저자의 말을 듣고 나니 더 이상 입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제가 옷이 많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 옷이 이제는 그만 입어도 될 정도로 낡고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신발도 항상 깨끗하게 관리하라는 저자의 지적을 보며 한동안 구두 닦는 것을 게을리 해 왔던 제 모습을 반성하였습니다.
조명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큰동서가 병원을 개업해서 축하차 가 보았을 때 병원 로비가 너무 어둡게 느껴져서 좀 더 밝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 그리했다고 하더군요. 저로서는 조금 답답하고 불편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그 말에 동의가 되지 않았는데, 저자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현명한 주유소 운영자들은 조명을 많이 켜둘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주유소에 들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를 조명이 밝으면 안전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조명이 어두운 교내 주차장보다는 환한 가로등이 있는 거리에 주차하는 것을 선호하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그 이유 역시 '안전감'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조명은 단지 '편안함'만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감'의 문제이며, '안전'은 언제나 환영받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었습니다. 큰동서의 병원 로비는 아직도 어두운 편인데, 이 책을 읽어보도록 한다면 앞으로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외에도 상대의 비언어적 행동을 분석하는 방법이라던가,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었는데, 그 중에 목회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 만한 내용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니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적용해 볼 만한 내용이 더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세 네 번 정도 더 읽으면서 실제적인 적용점을 찾아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의 전작인 'FBI 행동의 심리학'도 꼭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확실히 배울 수 있었던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저와 같은 목회자들을 비롯해서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 많은 분들에게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