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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정치경제학 - 하버드 케네디스쿨 및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이재훈 옮김 / 에쎄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하버드 대학 관련 도서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와는 달리 하버드 대학 교수가 쓴 책이 아니라,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한 저자가 자신이 들었던 다양한 강의(주로 경제와 정치에 관한)의 내용들을 정리해서 소개해 놓은 책입니다. 총 5장 중에서 1장부터 4장까지에는 케네디 행정대학원의 강의와 학부의 경제학 강의를 듣고 정리해 놓은 내용들이 실려 있고, 5장에는 하버드 대학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학자와 경영인의 공개강연을 듣고 정리해 놓은 내용들이 실려 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제가 경제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경제학 개념과 용어들이 난무하는 1장을 읽어 가면서, 머리가 어지럽고 복잡해서 무척이나 혼이 났습니다. 물론 천천히 반복해서 읽다 보면 이해하지 못할 내용도 없었지만, 일반적인 수준의 책을 읽는 것보다 시간이 3-4배 정도 더 걸릴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와 비교할 때 2배 정도는 더 어렵다고 느껴졌다면 감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2장으로 넘어가면서 내용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특히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의 의료체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깊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읽어가는 동안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어떤 방식의 의료정책을 주장하고 있는지, 또 미국의 의료개혁이 난항에 부딪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미국의 대통령들이 계속해서 꿈꾸어 왔던 방식의 의료체계를 우리나라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데이비드 커틀러 교수는 미국의 의료체계와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일본의 공공의료보험체계를 비교하고 있었는데, 그 나라들 가운데 우리나라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 못내 아쉽더군요.)
3장에서는 아담 스미스를 중심으로 경제학의 탄생과 변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는데, 짧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알찬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4장은 경제와 문화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는데, 이 역시 짧은 내용이었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다양한 공개강좌의 내용을 통해 현재 미국의 엘리트 집단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소개해 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제는 어느 정도 친숙해진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많이 반가웠습니다.
이 책을 통해 얻은 유익이 있다면 그것은 이 세상이 현재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리스의 재정위기라던가, 미국의 의료개혁이라던가, 세계 기후협정과 같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들에 대해 제대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대충 그런 게 있다고만 알고 지나쳤을텐데, 덕분에 아주 제대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지만 모르고 있었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알게 된 내용들이 이 시대의 지식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어야 하는 내용들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유익한 독서였다고 생각됩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