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도의 본질
플로이드 맥클랑 지음, 김진선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그대로 '제자도의 본질'에 대해 말해 주고 있는 책입니다. 평생을 주님의 신실한 제자로 살아온 저자의 사역철학이 녹아 있는 역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수님을 따르며 그를 추구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단순하지만 심오한 세 가지 가치, 즉 '예배, 선교, 교제'를 삶으로 드러내고자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이 세 가지 가치를 제자도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이유는 이 세 가지 가치가 '예수님이 사랑하셨던 대상을 사랑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예배'로, '예수님이 사랑하셨던 세상을 사랑하는 것'을 '선교'로, 또 '믿음의 지체들을 사랑하는 것'을 '교제'로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자의 설명을 보면서 제자도의 핵심에 관한 최고의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 교회 이야기(영어 원제는 '목적이 이끄는 교회')'를 읽으면서 교회의 목적에 대해 참 잘 설명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지금은 아니지만). 릭 원렌 목사는 율법의 핵심강령(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과 예수님의 대위임령(제자를 삼아, 세례를 주고, 가르쳐 지키게 하라)을 근거로 교회의 목적을 '예배, 전도, 교제, 제자훈련, 봉사'의 다섯 가지로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책을 덮고 난 다음에 율법의 핵심강령과 예수님의 대위임령을 근거로 다섯 가지 목적이 무엇인지를 기억해 보려 했더니 잘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특히 '세례를 주라'와 '교제'가 잘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그 둘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명령에는 '봉사' 뿐만 '교제'도 포함되는데, '이웃사랑'을 '봉사'와만 연결짓고 '교제'를 따로 떼어내 '세례를 주라'와 연결지은 것도 합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통해 릭 워렌 목사의 설명이 조금 억지스럽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있는 제자도의 본질(성도의 사명이면서 동시에 교회의 사명이라 할 수 있는)은 그 누구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고 명료하며 정확했습니다. 기독교에 있어서 최고의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을 중심으로 해서 '사랑'해야 할 각각의 대상에 따라 제자로써 행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사명을 분류해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릭 워렌 목사가 말했던 다섯가지 목적 중에서 '봉사'와 '제자훈련'이 빠져 있기는 하지만, '봉사'는 선교와 교제에 자동적으로 포함되는 것이고, '제자훈련' 또한 본서의 '교제'에 포함되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분류가 잘못되었다거나 미흡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예배에 대한 내용에서 저자는 '종교적 행위로부터의 자유, 복종, 주재권(Lordship), 회개, 교만, 신실함, 기도'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었는데, 이 중에서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주재권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저자는 진정한 사랑의 특성은 헌신이며, 우리 인생을 완전히 헌신한 후에야 죄를 짓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인생의 주님으로 모신다는 것은 이성을 대하는 자세,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태도, 직장, 다른 인종, 정치 등 모든 것에 대한 태도를 적극적으로 뜯어 고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저자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실 때 정치, 창조와 환경에 대한 시각, 세계 경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인식이 변화된다'면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이라도 예수님게서 원하지 않는 행위들과 신념이 혼재되어 있을 가능성을 겸허히 인정하고 주를 따르기 위해 늘 배우려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뜻을 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왜 하느냐가 중요하며, 예수님에 대한 사랑없이 하나님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신앙을 또 하나의 종교로 변질시키는 것으로써 세상은 그런 종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헌신만이 우리로 하여금 온전한 삶을 살게 한다'는 것인데 그러한 삶으로의 변화되고자 하는 저의 갈망에 강한 도전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신실함에 대한 설명 역시 마음에 와 닿았는데, 아마도 주재권에 대한 내용과 많은 부분에서 연결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느다바' 목사님의 강의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었는데, 그 목사님은 살집좋은(FAT) 그리스도인의 특징을 'Faithful, Available, Teachable'이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신실하고, 유용하며, 배우려는 태도를 가진' 그리스도인이야말로 온전히 구비된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입니다. 참 재미있으면서도 정곡을 짚어주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아프리카 지역의 부유하고 사치스럽고 위세를 떠는 목회자들의 잘못된 리더십을 지적하면서 아일랜드를 섬겼던 패트릭 선교사의 일대기를 소개해 주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통해 깊은 감동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패트릭 선교사의 삶을 소개하면서 '하나님을 가장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현재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그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는 항상 기회의 문을 열어 주시면서 동시에 시험을 동반시키신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지도자로 택하셨다고 해서 안락한 지위와 권력, 직책, 영향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것은 새로운 차원에서 섬김의 도를 배우라는 초청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사울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었는데 주일 오전예배 시간에 사무엘상을 설교하면서사울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고 있었던 터라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기도에 관한 설명에서는 평소에 기도의 의의라고 생각해 왔던 것에 대해 정확하게 일치하는 설명을 해 주고 있어서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겸손의 전형적인 태도는 기도이며, 예수님께 나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기도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설명하기를 '관계를 행위로 대체하지 않고, 영적 진실을 종교적 열심으로 대체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기도밖에 없다'고, '기도는 종교적 행위를 넘어서서 예수님을 직접 대면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고 하였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저자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도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저자의 설명이 제가 믿고 있는 것보다 조금은 약하다 생각되었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말하고 있는 이를 만나 본 것이 처음이라 마음에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저자가 제시한 일곱 가지 기도의 방법에 관한 설명들도 마음에 많이 와 닿았습니다. 이러한 설명 가운데에서 저자는 '기도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을 때 떠오르는 모든 생각들을 기도의 제목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것(기도 시간에 떠오르는 잡념은 무조건 나쁘다라는)과는 완전히 다른 입장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또한 '글쓰기를 통해 드리는 기도'와 '성경말씀을 기도제목으로 삼는 기도'와 같은 방법은 매우 신선한 기도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교에 관한 내용에서는 '예수님께서 무리와 교류하시면서 일관되게 피하신 일은 제자가 되라고 사람들에게 강요를 하지 않으셨다는 것인데, 전체 무리를 상대로 제자가 되라고 요청하신 적이 없으셨고, 그 일을 하실 때에는 일대일로 만나셨다'는 설명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또한 '사람들이 무리로 있더라도 사람들의 영적 각성을 불러일으키고자 애쓰셨고, 하나님을 믿는다면 인생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꿈과 기대를 갖도록 그들의 마음에 호소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설명을 통해 성도들을 전체로서 대해야 할 때와 일대 일로 대해야 할 때, 각각 어떻게 대해야 할 지에 대해 분명하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또 저자가 복음을 전할 때에 언급해야 할 것들에 대해 설명해 준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복음을 제시할 때에는 창조, 반역(타락), 희생(구속), 돌아감(회개), 위임(사명)이라는 다섯 가지의 진리가 적절히 포함되게 하고, 이에 더불어 자신의 예수님을 믿기 이전의 생활과 예수님을 믿게 된 과정, 그리고 그 이후에 일어난 변화들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고 권면하고 있었습니다. 복음 제시 방법에 관한 매우 정확하고 명료한 정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제에 관한 내용에서는 '제자 삼기는 이미 회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지옥에 침투해서 그 감옥 문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옥에서 구출해야 제자 삼기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저자는 '잃어버린 자들을 자들을 제자로 삼아 회심하도록 하는 것이지, 잃어버린 자들을 회심하게 하고 제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말은 제자훈련이 사역자를 키워내는 훈련이라기보다는 회심자를 만들기 위한 훈련이라는 말처럼 느껴졌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 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생각해 볼 만한 주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백 투 더 예루살렘을 시작한 시몬 자오라는 인물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통해 백 투 더 예루살렘 운동이 결코 어리석은 그리스도인들의 잘못된 성경해석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 시작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백 투 더 예루살렘 운동을 비판하는 분들이 이 내용을 읽어본다면 자신들의 생각을 철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투명성에 대한 설명에서는 '성경에 십자가를 앞두고 고민하셨던 예수님의 모습이 기록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수님께서 친히 그 사실을 제자들에게 맗씀해 주셨기 때문이다'라는 설명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지금까지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는 사실인데다, 그 설명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자훈련을 위한 소그룹인 D그룹 운영에 관한 조언들도 상당히 유용하다고 느껴졌는데, 예전에 유행했던 셀그룹이나 G12의 방식과 많이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평안의 사람'을 찾으라는 권면도 마음에 많이 와 닿았습니다. 저자는 복음에 적대적이지 않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평안의 사람'이라 부르고 있었는데, 초대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러한 사람들 찾아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라 생각되었고, 이 이야기 덕분에 전도에 있어서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제자도의 핵심에 관한 설명에서부터 시작해서, 각각의 영역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들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목회를 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지혜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들백 교회 이야기'보다 더 탁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별 여섯개도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책입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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