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 이어령 바이블시학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저희 집에서는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조선일보를 구독했었습니다.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신문의 정치면이나 사회면은 어려워서 거의 손도 대지 않았었지만 이규태 코너만큼은 하루도 빠짐없이 읽었더랬습니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폭넓고도 풍성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이슈들을 짚어주는 이규태씨의 글이 저에게는 얼마나 흥미롭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어떻게 이렇게 모르는 것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했고, 그 많은 지식을 어떻게 이렇게 필요할 때마다 적절하게 꺼내어 쓸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폭넓고도 풍성한 지식을 바탕으로 성경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성경을 문학적인 관점에서 풀어낸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신대 신대원에 재학 중일 때 김지찬 교수의 '언어의 직공이 되라'는 책을 통해 성경의 내러티브를 제대로 읽어 내는 방법에 관해 배운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의 내용들이야말로 김지찬 교수가 그 책에서 가르치고자 했던 방법으로 성경을 읽어 낸 다양한 결과물들 가운데 최고의 모범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성경에 사용된 다양한 수사학적 표현들에 대한 분석들이 무척이나 깊이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원어의 의미까지 찾아가면서 본문의 의미를 파헤치고 있는 저자의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평범한 평신도의 글이라고 보기에는 연구의 깊이가 달랐습니다.저자가 문학 분야에 있어서 최고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분이라는 점에서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자의 결과물을 보면서 목회자들에게 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회자들이 저자와 같은 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성경을 해석하고 또 설교한다면 그들의 설교가 얼마나 풍성해질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문학적인 소양이 부족한 분들에게는 이 책이 성경보다 읽기에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성경 자체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에게는 저자의 깊이있는 해석과 설명이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더 풍성한 성경 해석의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신학서적 외의 다른 책을 잘 읽지 않는 목회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성경 언어의 풍성한 의미와 그 의미들을 더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언어적 표현들을 통해 성경해석과 설교사역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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