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학부모가 헛고생하고 있다 - 잔혹한 입시전쟁, 길 잃은 학부모를 위한 최강의 지침서
최영석 지음 / 꿈결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능에 대해 별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렸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큰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고등학교를 어느 곳으로 보낼 것인가를 가지고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에 관해 고민하게 되면서 대입 수능 역시 현실적인 문제로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 입학사정관제라던가 수능과 관련된 기타 다양한 정보에 관한 책들을 한 권 두 권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고자 한 이유는 큰 아이가 공부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특별한 방법이라도 배울 수 있을까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방법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평범하기 그지없지만 정곡을  찔러 주는 이야기였다고 해야 할까요.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3장에서 소개해 주고 있는 다양한 입시성공신화의 허구성에 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저자는 장승수(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박원희(공부 9단 오기 10단), 금나나(나나 너나 할 수 있다), 김현근(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박철범(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구본석(공부는 내게 희망의 끈이었다)과 같은 사람들이 결코 평범한 학생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들이 쓴 책 내용을 근거로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그들이 평범하지 않은 학생들이었다는 사실을 그들의 남다른 근성에서 발견하고 있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저자들 대부분이 하루에 잠도 몇 시간 안 자가며 공부에만 매진했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성인들도 이렇게 하기 힘들고, 만약 이렇게만 한다면 그 누구라도 성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들이 자신들도 그렇게 살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게 그들을 따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는 앞에서 소개한 저자들 대부분은 공부에 영향을 주는 세 가지 요소, 즉 타고난 머리, 근성과 열정, 부모의 지원 중에서 오직 두 번째 요소에 의해 성공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성공은 오로지 자발성에 근거한 비범한 노력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억지로 강요해서 그들처럼 만들려고 하는 모든 시도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앞에서 소개한 저자들 중에는 마치 아동학대로 보일 정도의 가혹한  부모의 요구에 아무런 반항없이 수긍하고 따라갔던 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가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러한 방식의 공부강요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리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사교육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었는데, 그 방법은 내신은 학교공부를 통해서 올리고, 학원공부는 오직 입시에 관한 도움을 얻기 위해 이용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내신을 올리는 것은 학교공부만 성실하게 해도 충분히 가능한 것인데, 내신을 올리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것은 쓸데없이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저자는 지나치게 앞서 나가기만 하는 선행학습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었는데,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다는 학생들을 보면 그저 진도를 앞서 나갔다는 사실에 대해서만 자랑스럽게 여길 뿐, '선행학습하는 내용과 관련된 문제를 풀어보라'하면 '문제 풀 수준이 안된다'고 뒤로 빼고, 그래서 '현재의 학교진도에 해당하는 문제를 풀어보라'하면 '기억이 나지 않아 못 푼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진도를 빨리 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들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 지적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당연한 말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공부 잘하는 비결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발성, 꼼꼼함, 성실함, 집중력'과 같이 '기질', 또는 '성품'과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조금 재능이 떨어져도, 그리고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부족해도 '자발성'만 있다면, 그리고 '성실함'만 있다면 누구라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요소들은 제쳐놓고 무조건 학원에만 붙들어 매어 놓고 안심하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라는 것입니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스스로 공부할 마음을 갖게 하고, 또 자녀들의 능력을 믿어 줄 때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구구절절이 옳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정부의 교육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에서는 무척이나 속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 나라의 입시제도가 지금까지 어떻게 변천되어 왔는지, 현행 입시제도가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었고, 또한 특목고의 서울대,연세대, 고려대 진학률을 비롯해 대학 입시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들을 각종 그래프와 도표를 통해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의 대학진학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이 아니라면 자녀들이 고등학교에 가기 전까지는 손쉽게 접하기 어려운 정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작년에 읽었던 '학교가 알려주지 않느 45' 보다 더 구체적인 교육현실에 대해 보여 주고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두 권을 같이 읽으면 상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