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vs. 언쟁 - 아고라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
조제희 지음 / 들녘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논쟁 vs 언쟁'이라는 제목 때문에 '말로 하는' 논쟁과 언쟁에 관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글로 하는 논쟁'에 관한 책이더군요. 글을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에 관해 말하고 있었고, 따라서 수사학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언쟁을 두 사람이 자기 주장을 가지고 싸우는 말다툼에 불과한 것으로, 논쟁은 그 두 사람 사이에 청중과 독자가 있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언쟁과 논쟁을 비교해서 설명한 다음에는 효과적으로 논쟁에 이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독자의 성향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라거나, 논쟁 시에 지켜야 할 규범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조언과 더불어, 논쟁의 다양한 방법에 대한 설명을 통해 효과적으로 논쟁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영문학 교수라서 그런지 전체적인 내용이 상당히 학문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용어의 정의에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경우를 분석하고 정리해 놓은 것이 대학생들이 주로 보는 전공서적과 같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제목에서 느껴지는 쉽고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과는 달리 뭔가 정리를 해 가며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한 예를 보면 요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내용들이나 사람들을 자주 소개하고 있었는데,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저자가 말하고 있는 내용이 무슨 내용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화가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리어 방해가 되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논쟁에 도움이 될만한 다양하고 유익한 내용들을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는 논쟁에 있어서 청중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가르쳐주고 있었는데, 이것이 저에게 많은 도전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연사/작가는 자신을 지지하는 청중/독자들에게 정직하고 편견이 없으며, 반대편에게도 존경을 보내는 이로 비춰져야 한다(110쪽)"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또 자신의 주장을 절대 굽히지 않고 아예 소통을 거부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그냥 내버려 두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저자의 지적도 새겨들을만한 이야기라 생각되었습니다. 또한 수식어, 또는 한정사들을 이용하여 주제를 한정하는 작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쿨만의 논쟁방법, 로저리언 논쟁방법, 새파이어 논쟁방법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의 논쟁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커다란 소득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논리적인 글을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입니다. 제목과 표지에서 보여주는 느낌과는 달리 조금 딱딱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기 시작하셔야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논리적인 표현을 통한 설득의 기초를 세우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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