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잇는다 - 한 영혼에 목숨 거는 제자훈련 정신을
김명호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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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흠 목사님에 이어 오정현 목사님이 사랑의 교회를 담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미국에서 제자훈련 목회로 성공하신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령님에 관해 설교했던 사랑의 교회 부임 설교 역시 제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9시 뉴스에까지 소개되었던 특별새벽 기도회를 보면서 옥함흠 목사님이 후임자를 정말 잘 선택하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러한 생각을 바꾸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참석했던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서 다락방 교재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로 순장훈련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날 밤 같은 숙소에 배정된 목회자들끼리 도대체 이 교재의 내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내린 결론이, 강사가 교재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강단에 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의 교회가 2,000억짜리 건물을 짓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 이제 사랑의 교회도 끝났구나, 사랑의 교회도 다른 대형교회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교회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옥한흠 목사님이 후임자를 잘못 고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의 교회가 제자훈련을 버리고 성장지상주의를 택했으니 이제 제자훈련도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랑의 교회는 변질되었을지 몰라도, 국제제자훈련원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그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안심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여전히 옥한흠 목사님의 제자훈련 정신을 변함없이 붙들고 있는 저자 때문이었습니다. 옥한흠 목사님을 도와 국제제자훈련원의 기반을 닦아 놓은 저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가 여전히 옥한흠 목사님을 존경하고, 그 뒤를 따르기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책을 읽기 전에는 제자훈련에 대한 저자의 이해나 다짐이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자 자신에 관한 이야기보다 옥한흠 목사님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았습니다. 물론 저자가 옥한흠 목사님 밑에서 어떻게 일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훈련받았는지, 어떻게 섬겼는지에 관한 이야기들도 소개되어 있었지만, 그 모든 이야기가 한결같이 옥한흠 목사님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어가는 가운데 옥한흠 목사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저자가 옥한흠 목사님을 추억하면서 쓴 책이면서, 동시에 독자로 하여금 옥한흠 목사님을 추억하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사람을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중시하셨던, 그리고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오기보다 내부에서 직접 키워서 쓰는 편을 택하셨던 옥한흠 목사님의 목회철학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는데 소극적이셨던 모습이나, 설교에 대해 진지하고도 완벽주의적이셨던 모습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었는데, 진정으로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은 모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또한 제자훈련 세미나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국제제자훈련원은 또 어떻게 세워져서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그리고 어떤 분들이 섬기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내용 중에서 제자훈련 체험학교에 대한 소개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저자가 어찌나 애정을 가지고 소개하고 있는지 꼭 한 번 가서 훈련받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아쉽게 생각되었던 것은 변재창 선교사에 관한 내용 중에 정확하게 기술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겪었던 추문으로 인해 국제제자훈련원의 일본사역도 함께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와 관련된 추문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는 사실(일본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것은 심각한 잘못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그 추문이 사실이었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만 저자가 의도적으로 변 선교사의 무죄판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무척이나 부도덕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옥한흠 목사님을 그리워하는 분들이나, 옥한흠 목사님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 또는 옥한흠 목사님께서 터를 닦아 놓으신 제자훈련의 미래에 대해 염려하시는 분들이 읽어 보시면 좋을 책입니다. 저자가 책 제목에서 밝혔던 것처럼 옥한흠 목사님의 제자훈련 정신을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서 한국교회는 물론이고 전세계의 교회들이 옥한흠 목사님이 꿈꾸셨던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의 교회들로 변화되도록 도울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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