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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행성 ㅣ 샘터 외국소설선 6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전작인 '유령여단'을 읽는 동안 앞으로 존 스칼지의 책이라면 무조건 다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만큼 '유령여단'이라는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유령여단'보다 앞서 출간된 '노인의 전쟁'에서 활약했던 인물들이기에 '유령여단'과는 스토리에 있어서 연속되는 내용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단지 '유령여단'에서 문제의 인물로 등장했던 샤를 부탱의 딸이 주인공들의 딸로 입양되어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점과, '유령여단'의 마지막 부분에서 잠시 소개되었던 전 우주적인 조직체인 콘클라베의 정체가 더 분명하게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만 '유령여단'과의 연결점을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유령여단에서 소개되었던 비인간형 전투원인 가메란이 이 책에서도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용상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어쨋거나 간간이 보이는 전작들과의 연결 고리를 발견할 때마다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각 종족의 개별적인 우주개발을 제한하고 관리함으로써 종족간의 불필요한 다툼을 막으려 하는 '콘클라베'에 맞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새로운 식민지를 개척하고자 하는 '우주개척연맹'의 투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콘클라베는 각 종족의 개별적인 식민지 개척을 금지한 다음, 그 금지조약을 위반한 모든 개척 식민지에 대해 그 행성에서 철수를 하거나 아니면 소속 종족으로부터 독립하여 콘클라베에 가입하거나 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하였고, 끝까지 거부할 시에는 콘클라베에 소속된 모든 종족이 함께 파견한 우주 함대를 통해 무서운 응징을 가했습니다. 이에 맞서 우주개척연맹은 콘클라베로부터 새로운 식민지를 파괴당한 종족들과 손을 잡고 콘클라베를 무너뜨릴 계획을 수립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노인의 바다'에 등장했던 페리와 그의 아내가 된 제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됩니다. 물론 그 두 사람은 자신들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 지도 모른 채 새로운 식민지 개척 집단의 지도자로 선발됩니다.
우주개척연맹은 그 새로운 개척 집단을 오직 콘클라베의 함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미끼로써 사용하였고, 그 계획이 성공한 뒤에는 또 다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그들을 포기하려 하였지만, 주인공들은 그러한 우주개척연맹의 계획을 무너뜨리고 그 행성에 개척한 새로운 식민지의 존립에 대한 지위를 콘클라베로부터 보장받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주개척연맹의 독단적인 태도를 단죄하고 우주개척연맹을 궁지로 몰아 넣습니다. 주인공들로 하여금 인류를 배반하지 않으면서도 우주개척연맹을 궁지로 몰아 넣도록 하는 저자의 안배는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책의 내용 전부를 소개하고 싶지만 그러면 스포일러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저 읽고 나서 후회하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만 언급하고 싶습니다. 이 책으로 세 권으로 된 시리즈가 완전히 끝나게 되었는데, 참으로 아쉬움이 큽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어서 번역되었으면 싶은데, 그 가운데에서 '신의 엔진'이라는 작품이 특히 기대가 됩니다. 과연 언제쯤 번역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읽어 본 저자의 작품들을 볼 때, 그 책 역시 번역을 기다릴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