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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다 비유 : 돌아온 탕자 이야기 ㅣ 예수님의 비유 시리즈 2
류모세 지음 / 두란노 / 2011년 5월
평점 :
이 책의 전 권인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통해서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사실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2권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번에는 또 얼마나 풍성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어 가면서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탕자의 비유'에 관한 책이라면 충분히 읽어 보았다고 생각했고,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특히 헨리 나우웬의 '탕자의 귀환'과 잭 윈터의 '아버지의 집으로', 이 두 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도 내가 알지 못하던 사실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현대의 저자들이 탕자에 대해 '탕자'라고 인식하는 이유와,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이 탕자에 대해 '탕자'라고 인식하는 이유가 무척이나 달랐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혀 몰랐던 사실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그렇게나 중요한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었습니다. 그것은 둘째 아들이 아버지가 살아 계시는 동안 유산을 달라고 하였던 것과, 그 재산을 아버지가 살아계신 동안 처분하였던 것과, 그 처분한 재산을 가지고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세 가지 사실이 유대인들의 문화에 있어서 아버지와 가족과 동족을 배반하는 일로 여겨졌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아들이 떠났던 먼 나라가 사실은 거리적으로 먼 나라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먼 나라, 곧 성경에서 '데가볼리'라고 부르는 헬라인 거주지역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저자의 지억은 탕자가 꿈꾸던 삶이 어떤 삶이었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큰 아들 역시 탕자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몰랐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를 탕자로 보아야 하는 근거가 동생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아버지 편에 서지 않았던 것이라는 사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본 바가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큰 아들의 마음 속에도 어서 유산을 물려 받고 싶다는 욕망, 그래서 내 마음대로 살아 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지만 용기가 없어서 가만히 있었을 뿐이지, 속마음은 동생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동생이 그와 같이 불효막심한 요구를 할 때에 나서서 가로막지 않고 곁에서 지켜 보기만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저자의 설명에 그렇구나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저자는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사실에 대해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이라면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반응했을 것이라는 식으로 지적해 주고 있었는데, 참으로 예리한 지적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아버지가 둘째 아들을 향해 '달려' 나갔던 이유와, 종들에게 내렸던 명령의 이유에 대한 저자의 설명에서도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해 보았던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그 모든 행동이 동네 사람들로부터 둘째 아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저자의 설명에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통해 소개하고자 하셨던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 것인가 하는 것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책을 한 권 한 권 더 읽어 가면서 성경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는 기쁨이 무척이나 큽니다. '탕자의 비유'를 더 깊이 이해하고, 그 가운데 나타나 있는 인간의 죄성과, 그 악함의 깊이 만큼이나 깊고도 깊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알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 생각됩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