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그래피로부터의 자유 - 남자의 뇌, 중독에서 거룩으로 회로를 바꾸다
윌리엄 M. 스트러더스 지음, 황혜숙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올해 들어 저희 교회가 속해 있는 교단 소속의 대형교회 세 곳의 담임목사들이 성문제로 인해 담임목사직을 내려 놓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을 지켜 보면서 성문제라는 것이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그 목회자들이 자신의 성적인 연약함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도 목회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넘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들이 목회직을 밥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해 왔고, 목회자로서 본이 되는 삶을 살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 바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면, 그들은 기독교인이라고 볼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들이 넘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들의 위치 자체가 그러한 유혹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자리였기도 했지만, 남자들에게 있어서 성적인 영역만큼 넘어지기 쉬운 영역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남자들의 성문제에 대해 신앙적인 관점에서만 다루고 있는 다른 기독교 도서들과 달리, 남자들의 성문제를 신경생리학적인 측면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여자들의 벌거벗은 몸에 대한 영상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남자들의 뇌에 새겨지며, 그러한 신호를 받아들일  때에 남자들이 느끼는 쾌락은 어떤 과정을 통해 경험되는가 하는 것을 저자는 매우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약간은 학문적인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선이해가 없었다면 조금 어려웠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저자가 쉽게 설명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 덕분에 대부분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그리 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포르노그래피를 보는 것을 죄로 보느냐 죄로 보지 않느냐 하는 것보다, 포르노그래피를 보는 것이 거룩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자가 '거룩'이라고 말하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인간이 마땅히 살아야 할 '선하고 고귀하고 옳은 것'을 추구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는 데에 있어서 건강한 수단을 선택하는 삶'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성적 본능은 친밀함, 즉 상대를 알고 나를 알리고 싶은 욕구의 일부분이다.. 많은 사람이 성적 친밀함을 두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최고의 친밀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친밀함은 세밀한 부분을 많이 아는 것 이상의 의미다. 진정한 친밀함은 두 사람 사이에 감정적 연결이 있어야 얻을 수 있다(195쪽).." "타인을 알고 자신을 알리고 싶다는 친밀함의 욕구가 주기적으로 충족되면, 성적 욕구가 감소한다. 그 욕구를 주기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면 성적 욕구는 증가한다. 성적 욕구가 강해질 수록 현명한 대처 방안을 결정하는 능력을 떨어진다.. 친밀함을 찾지 못한 남자는 타인을 알고 자신을 알리 수만 있다면 아무 기회나 잡으려고 할 것이다. 친밀함에 대한 욕구는 감정적 연결없이 커져만 가고, 건강하고 생산적이지 못한 것, 예를 들면 포르노 그래피나 매춘부 등에서 이러한 감정적 연결을 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장소와 경험은 친밀함에 대한 욕구를 진정으로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래서 욕구는 곧 재발할 것이다. 포르노그래피를 보거나 매춘부를 찾는 것은 욕구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킬 수 있을 뿐이다(196쪽).."

그러므로 진정한 '친밀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진정한 '관계 맺음'이 필요하며, 이러한 '관계 맺음'을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건강하게 누릴 때에, 포르노그래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포르노그래피에 중독되는 과정에서 사용되었던 신경 통로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신경 통로'를 만드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건강한 삶의 방식에 대한 중독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이것을 '거룩에 중독되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포르노그래피 중독에서 벗어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노력 중에서, 특별히 남성들과 더불어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남성들 가운데에서도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을 멘토로 삼아 그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이 책에서 그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건강한 신경 배선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건강한 관계 맺음을 통해 기쁨을 얻는 태도를 습관화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말해 주고자 하는 이러한 결론은 중독에 관한 다른 책들이 말하고 있는 결론과 그리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독이라는 것이 어떻게 형성되는가 하는 것을 신경생리학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중독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었고, 더 나은 것에 중독됨으로써 질 낮은 것에 중독되었던 삶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저자의 견해를 통해 '중독은 치료될 수 없다'고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버릴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읽었던 래리 크랩의 책에서 '하나님께 중독되고 싶다'는 고백을 보면서 커다란 도전을 받은 바 있는데, 저자를 통해서도 그와 비슷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거룩에 중독된다'는 표현을 접하고 보니 이러한 중독(하나님에 대한 중독, 거룩에 대한 중독)이야말로 모든 잘못된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요, 모든 기독교인들이 추구해야 할 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라는 분들이나 중독성향을 가진 배우자나 자녀들로 인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권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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