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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모포시스 - 사도행전 ㅣ 토기장이 성경만화 시리즈 2
뉴라이프선교회 & 모퉁이돌선교회 지음, 고즈미 시노자와 그림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만화 메시야에 이어 만화 메타모포시스가 나왔네요. 메타모포시스라는 말은 '변화'를 의미하는 말이지요. 예수님의 부활 이후, 그리고 오순절에 성령님을 모신 이후에 경험하게 된 사도들의 놀라운 변화, 그리고 바울 사도의 선교 여행을 통해 일어난 소아시아 세계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 증언하고 있는 사도행전의 이야기를 작가는 이와 같은 제목의 만화로 재구성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화로 그려진 사도행전을 보니 글로만 읽을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함이 느껴지면서, 과거에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유대인이었던 바울과 바울의 선교대상이었던 헬라인들이 얼마나 다른 외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는가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헬라인들의 모습을 우리가 자주 접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의 모습과 동일한 스타일로 그려 놓았는데, 그 모습과 유대인들의 모습이 얼마나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던지, 유대인들이 헬라인들을 이방인이라고 부를 때의 그 느낌이 어떤 느낌이었을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한국인과 백인인 미국인 사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외양의 차이가 그들에게 있었고, 또 그만큼 그들 사이에 문화적인 차이도 존재하고 있었을 것임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스토리 전개도 무난하고, 그림체도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체였습니다. 각 페이지의 아래쪽마다 그 페이지의 내용이 사도행전의 어떤 본문과 연결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당 장, 절의 숫자가 수록되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학적으로 문제될 만한 내용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 적당한 수준이고 초신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노안이 있는 분들에게는 글씨가 조금 작게 보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세 권의 시리즈가 더 남아 있는 것 같던데 그 책들도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내용 중에 성경의 내용과 조금 달랐던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었고 작가의 착각에 의한 실수가 아니었을까 생각되었습니다.
(1) 바울 사도가 빌립보 감옥에 갇혔다가 풀려 나게 되었을 때, 자신의 로마인 신분을 밝히자 "간수가 바울과 실라가 로마의 시민임을 알고 매우 두려워 하였다(175쪽)"고 하였는데, 성경에는 "아전들이 이 말로 상관들에게 고하니 저희가 로마 사람이라 하는 말을 듣고 두려워하여(행16:38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간수'가 아니라 '아전', 또는 '상관'이라고 바꾸어야 맞습니다.
(2) 고린도의 유대인들이 바울을 붙잡아 아가야의 총독 갈리오에게 끌고 갔다가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고 쫓겨났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헬라인들이 재판이 시시하게 끝났다는 이유로 회당장 소스데네를 붙잡아 때렸다(200쪽)고 하였는데, 성경에는 그저 "모든 사람이 회당장 소스데네를 잡아 재판 자리 앞에서 때리되 갈리오가 이 일을 상관치 아니하니라(행18:17)"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스데네를 때린 사람들은 헬라인이라기보다는 재판을 요구했던 유대인이라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3) 바울 사도가 예루살렘에 갔을 때 할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바울의 일행인 젊은 헬라인들이 긴장하는 모습을 그려 놓았는데, 이미 할례를 받은 디모데가 겁을 내면서 "휴, 끔찍한 할례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라고 말하는 부분(243쪽)은 작가의 실수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디모데가 이전 기억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아니다 싶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아볼로가 예수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세례 요한의 세례를 전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에 대해 어느 정도 이상으로 알고 있었던 상태에서 전했었다는 점을 분명히 알게 되었고(성경에는 '예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행18:25)'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 또한 두란노 서원의 주인인 두란노라는 사람이 바울 당시의 생존하고 있었으며 바울의 설교를 듣고 감화를 받아 그의 제자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그런가 싶어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았는데,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는 자료를 발견할 수 잇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내용들을 보면서 저자가 성경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리려고 많은 애를 썼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귀한 수고에 여러모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성경을 잘 풀어 설명해 주는 좋은 작품들을 계속 그려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