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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의 재발견
제임스 패커 지음, 장인식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성경이 말하고 있는 거룩에 대해 종합적으로 개괄하고 있는 책입니다. 거룩의 의미, 거룩의 중요성과 필요성, 거룩을 이루기 위한 방법과 과정들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거룩에 관해 공부하고자 할 때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들은 거의 다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다양한 신학적인 입장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풍성한 내용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특히 4장에서 다루고 있는 거룩함의 여섯 가지 특징들(또는 거룩에 이르는 여섯 가지 통로들)은 다양한 신학적인 견해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거룩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유익한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다섯 번째 특징에 대한 저자의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회심한 후에 하나님의 자비로 중대한 경험을 하는 신자들이 있는데,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말하면서도, 이를 하나님께서 '일부 자녀들'에게만 허락하시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완전성결 교리, 또는 제2의 경험(또는 축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잇습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누구라도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구하면 그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경험은 '마음에 할례를 행한다'는 성경의 표현에서도 드러나듯이, 죄에 대해 이전보다 더 더욱 민감해지는 경험으로써, 거듭난 자라면 누구라도 구해야 하고 또 누려야 할 경험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은사의 사용에 대해서도 상당히 제한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이 책의 7장에서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저자가 7장을 기록한 이유는 성령의 사역 가운데에서 '거룩하게 하시는 사역'이 '은사를 통해 일하게 하시는 사역'보다 더 중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자신의 거룩을 먼저 이루고 나서야 사역도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우선순위의 문제일 뿐이지 가치의 경중을 따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또한 저자는 하나님의 능력은 인간이 의식하는 약점 속에서 완벽하게 된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능력을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습니다. 물론 저자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은사주의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역시 조금은 치우친 듯한 느낌이 든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인 입장 차이가 있는 몇몇 부분을 제외한다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대부분의 내용들은 상당히 중요한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읽어 가면서 조금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은 절 제목에 번호를 붙이지 않아서 내용의 흐름을 파악하기가 조금은 힘들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원저에 없는 것을 붙이는 데에 부담감을 느꼈을 수도 있지만,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절 제목에 번호를 붙여 주었더라면 내용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오른쪽 페이지 하단에 장 제목을 적으면서 번호도 함께 붙여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자 자신은 자신이 어떤 신학 전통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거룩함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했지만, 저자가 개혁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개혁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분들이 읽기에 가장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완전성결이나 제2의 경험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거룩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어떤 이에게는 주 교재로서, 어떤 이에게는 보조 교재로서, 다양한 유익을 안겨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패커라는 저자의 편향된 성향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그의 책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