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
앤디 스탠리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필립 얀시의 책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라는 책을 읽고 받았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하나님의 은혜가 어떤 것인지 그 책을 통해 처음으로 분명한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로 '하나님의 은혜'에 관한 책이 있으면 반드시 읽어 보려 애써 왔다. 그 후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열망이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앤디 스탠리가 쓴 '하나님의 은혜'라는 책을 읽게 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은혜'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은혜에 관한 책들을 보아 오는 동안 그에 관한 설명들이 대부분 그만 그만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 새로운 것이 나올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단지 그 내용을 얼마나 감동적으로 풀어 내었느냐가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그리고 저자가 찰스 스탠리의 아들이라는 점과, 아버지만큼이나 목회를 잘 하고 있다는 소문, 그리고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낸 저자라는 사실로 인해, 그러한 점을 어느 정도는 충족시켜 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미리 예상했던 바와는 달리 감동적인 측면이 아니라 깨달음이라는 측면에서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필립 얀시의 성향과는 달리 감성적인 부분이 아니라 지성적인 면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고찰하고 있었는데, 그 설명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저자는 성경의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를 전체적으로 살펴 가면서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어떤 은혜를 베풀어 주셨는지를 하나 하나 짚어 주고 있었는데,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많았지만,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큰 만족을 얻었다. 저자가 찰스 스탠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리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찰스 스탠리의 책을 읽으면서 얻었던 유익도 바로 그와 같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예화나 실화를 들어 감동을 주는 여타 저자들과는 달리 찰스 스탠리는 오직 성경만을 가지고 말하는 저자인데, 그 아들도 그 아버지를 그대로 쏙 빼닮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여러 인물들 가운데 특별히 눈에 들어온 인물은 바로 유다였다. 유다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선택으로 인해 그에 대해 무조건 호의적으로 바라보았던 시각이 이 책을 통해 교정되었다. 마치 다윗에 대해 무작정 호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다가 그의 삶에도 많은 부족함이 있었음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게 되었던 것처럼, 유다의 삶에 대해서도 동일한 과정을 거쳐오다가 이제서야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컸던지 다윗 만큼이나 오점으로 가득한 그의 삶에 대해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그의 삶에 있었던 많은 오점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게 되니, 이제야 그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이 책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율법은 결코 구원을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율법을 하나님께서 새로운 국가를 구성한 자기 백성들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과거에 살았던 이집트에는 분명히 국가의 질서를 잡는 데 필요한 법률이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아직까지 그와 같은 법률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국가의 혼란과 무질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율법을 주셨다는 것이다. 새롭게 세워진 국가의 기틀을 잡고 질서를 잡는데 필요한 법률을 하나님께서 친히 주셨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어떤 시행착오도 겪지 않고 나라의 질서를 세울 수 있었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왕을 세우지 않고 율법을 주신 이유를 이스라엘 백성이 왕의 법이 아닌 하나님의 율법 안에서 자유롭게 살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한다. 애굽에 법률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바로의 말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다. 고대의 법은 변화무쌍했고, 사람들의 삶은 강한 자들의 변덕에 따라 끊임없이 요동쳤다. 무엇보다 법을 제정한 사람 자신은 법 위에 군림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율법 아래에서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 그러므로 율법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은혜요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을 짐으로 만든 것은 인간이었지 하나님이 아닌 것이다.

저자는 그런 이유로 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를 들려 주는 곳, 보여 주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교회가 은혜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그들이 누구든지 간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구주의 용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교회가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에게 괴로움을 안겨 주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초대교회 당시 교회로 들어온 이방인들에게 율법을 지키라 요구하던 유대인들에게 야고보 사도가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온 세상 사람들이 아니라 교인들만을 위한 교회로 가득한 오늘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섬기는 교회 역시 교인들만을 위한 교회가 되어 가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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