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는 재미있다
조대현 지음 / 두란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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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개척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목회자로서 책 제목에 공감한다. 개척교회는 재미있다. 부교역자로 있으면서 담임목사의 부당한 대우나 부당한 명령, 부실한 설교로 인해 고통 받아본 경험이 있는 목사라면 누구나 담임목사가 되어 개척교회를 목회하는 기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전도의 어려움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척교회 목사들은 이러한 어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므로 개척교회는 재미있다는 말은 그 어려움마저도 이겨낼 무엇인가를 개척교회 목회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맞다. 영혼을 구원받는 것을 보는 기쁨, 영혼이 변화되는 것을 보는 기쁨. 그런 기쁨이 개척교회 목회에서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저 숫자가 늘어나는 기쁨이 아니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오니, 대헝교회에서 누가 왔다가 누가 갔는지도 모르면서 목회하는 목사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교인들을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개척교회 목회자가 추구해야 할 기쁨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큰 교회 부교역자로 있다가 많은 지원금과 지원인력을 얻어 개척한 케이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족들의 도움으로 그리 큰 어려움 없이 개척을 하고 자리를 잡은 나로서는, 나보다 더 개척다운 개척을 감행한 저자의 고백이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저자가 목회에 기울이고 있는, 또는 기울였던 노력에 비해 나는 너무 편하게 목회를 하고 있다는 반성이 마음에 고통스럽게 박혀 들었다.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저자가 기울여 온 노력은 사실 목회자라면 누구나 보여 주어야 할 모습임에도, 지금까지 그런 목회자를 보아 온 적이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교회 내에 안주하며 너무나 편하게 목회하는 담임목사들 밑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그와 같은 모습을 가지고자 전력하지 못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느껴졌던 것은 우리 교회가 저자의 교회 만큼은 아니지만 나누고 섬기는 일에 있어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가 보여준 것처럼 우리 교회도 매년마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교회를 찾아 재정을 나누고 시간을 나누는 일을 시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척교회 목사로서 초심이랄 만한 것도 가져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던 나에게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 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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