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 주는 로봇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53
정회성 지음, 원혜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어 주는 로봇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냥 기계적으로 무뚝뚝하게 읽어 주는 것이 아니라, 라디오에서 성우들이 책을 낭독해 주듯이, 또는 동화 구현을 하듯이 읽어 준다면 아마 책을 가까이 하는 일이 무척이나 수월해 질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더 가까이 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는 바로 그러한 상상력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로봇 보보를 어느 마을의 도서관장이 구입하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마을 사람들의 감정이 너무 메말라서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고 치우지도 않고 걸핏하면 서로 싸우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 줌으로써 정서적인 변화를 일으켜 보고자 한 것입니다. 워낙에 책을 안 읽는 사람들이라 책을 대신 읽어 줄 로봇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보보로 하여금 마을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 달라고 요청을 하는데, 문제는 아무도 보보에게 찾아와 책을 읽어 달라 부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서관장은 마을 대표들과 회의를 열어 마을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보보에게 찾아가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억지로 보보에게 끌려 온 사람들 중에는 나쁜 마음을 먹고 보보를 없애려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보보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게 되고 그 일을 통해 고마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 감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이후로 보보는 책을 읽을 때 감정을 실어 읽어 주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보보가 책을 읽어 주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사람들이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책을 찾아읽기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 줄 필요가 없게 된 보보는 이동도서관의 관장이 되어 책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다른 마을로 가서 책을 읽어 주기 시작합니다.

줄거리를 말해 놓고 보니 왠지 밋밋하게 느껴지는데 실제 내용은 전혀 밋밋하지 않습니다. 딱 어린이들의 눈 높이에 맞추어 쓰여져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 먹는 여우라는 책이 생각났는데 아마도 아이들로 하여금 책을 좋아하게 만들어 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서로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책을 읽을 때에는 기계적으로 읽는 것보다 감정을 실어서 읽는 편이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 사람들이 얼마나 더 착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지도 알게 될 것입니다. 자녀들더러 책 읽어라 강요하는 것보다 이 책을 사서 함께 읽는다면 아마도 자녀들이 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조금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보가 감정을 갖게 된 것이 책을 많이 읽으면서 그리 된 것이 아니라, 고마움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사건을 통해서였다는 점은 생각하기에 따라 아쉬운 부분이 될 수도 있고, 또 만족스러운 부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통속적으로 흐를 수 있었던 부분을 작가가 잘 피해낸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내용이 억지스럽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에게 책 읽는 방법이라던가 책 읽기의 유익을 잘 알려주는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 읽었으면 두고 두고 반복해서 읽었을 것 같은 재미있는 스토리에 깔끔한 삽화가 마음에 듭니다.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