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야 토기장이 성경만화 시리즈 1
뉴라이프선교회 지음, 고즈미 시노자와 그림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제목 앞에 붙어 있는 '성경만화시리즈1'이라는 시리즈 제목 때문에 착각을 해서 이 책의 내용이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권에 이어지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보니 이 책 한 권에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생애 전부가 담겨져 있었더군요. 그리고 이 책에 이어 창세기, 출애굽기, 사도행전, 사무엘상하, 사사기 등의 다른 성경 내용들을 다룬 시리즈가 이어지는 것이더군요. 그러니까 이 책 한 권으로 예수님의 생애 전체를 한 눈에 조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만화의 내용에 해당되는 각 복음서의 장과 절이 페이지마다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사건에 관한 네 개 복음서의 기록을 동시에 참고해 가며 정확하게 그려 놓고 있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네 개의 복음서에 기록된 내용들이 서로 정확하게 일치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중 한 가지를 택해서 그려놓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예수님께서 거라사의 귀신들린 사람으로부터 귀신을 내쫓아 돼지떼에게 들어가게 하셨던 사건의 경우에는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귀신들린 사람이 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마태복음에는 두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마태복음의 내용을 취해서 귀신들린 사람을 두 사람으로 그려 놓았더군요. 그래서 누가복음의 내용에 더 익숙했던 저로서는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페이지 아래 기록된 병행구절을 찾아봄으로써 복음서 간에 그러한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사로의 동생 마리아가 예수님께 향유를 부었던 사건의 경우,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것으로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요한복음의 내용을 취하여 예수님의 발에 부은 것으로 그려 놓았더군요. 이 또한 평소에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던 것인데 이번에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책에서는 같은 사건에 대한 기록이 복음서마다 서로 다를 경우 잘 알려지지 않은 쪽을 택해 그려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 내용 중간 중간에 사건이나 지리적인 배경에 대해 소개해 주고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특히 책의 맨 뒷 부분에는 예수님께서 활동하셨던 지역의 지도와 대략적인 사역의 내용,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소개가 실려 있었는데, 이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예수님 당시의 이스라엘 지도를 삼등분 하여 맨 위를 갈릴리 지방, 중간을 사마리아 지방, 아래를 유다 지방으로 단순하게 정리해 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또 중간 중간에 예수님의 말씀을 신학적으로 잘 정리해 주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산상수훈에 대한 내용은 이 책의 내용 중에서도 백미라 할 수 있는데, 산산수훈의 내용을 항목 별로 잘 정리해 놓았을 뿐 아니라, 팔복의 경우에는 ".. 한 자는 복이 있나니"가 아니라 "복을 받은 사람은.."이라는 표현을 써서, 좀 더 의미있는 해석을 제공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림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본 만화라는 느낌이 상당히 강하게 나는 그림체이긴 했지만 일본 만화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세련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변모하실 때의 모습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드래곤볼이라는 일본만화의 주인공 카카롯이 초사이어인으로 변화할 때의 모습과도 유사했는데, 아이들이 상당히 친숙한 반응을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아쉽게 느껴졌던 점은 원작이 일본어로 되어 있던 것을 번역한 것이라 그랬는지, 한국어로서는 조금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주로 '...' 표시로 처리된 나레이션 부분이 일본어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약간은 어색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나레이션 부분에서 ".. 하더라"라는 표현과 "..하였다"라는 표현이 번갈아 사용되고 있었던 것도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내용 가운데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예수님께 데리고 온 중풍병자를 예수님이 계신 집의 지붕을 뜯고 침상째 내리운 사건에서 침상을 들고 움직인 사람이 성경의 기록(막2:3)에는 네 사람으로 되어 있는데, 만화에서는 두 사람으로 그려 놓고 있었습니다. 또 214쪽에서는 난데없이 바돌로매라는 사람이 예루살렘에 도차할 때까지 예수님을 쫓았다고 해서 무슨 소린가 싶었는데, 페이지 아래의 해당 구절을 살펴보니 바디매오를 바돌로매라고 잘못 기록한 것이더군요. 

그러나 전체적인 내용으로 보았을 때에는 거의 잘못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평소에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들을 이 책을 통해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생애 전체를 단숨에, 그리고 한 눈에 전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었다는 점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복음서조차도 읽기 어려워 하는 초신자들이나 어린이들에게 이 책은 예수님의 생애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예배용 성경으로 사복음서를 읽어도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보았던 내용을 발견할 때마다 "나, 이 내용 아는데" 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북한에 성경을 전달하는 기관인 모퉁이돌 선교회와 연계하여 이 시리즈의 모든 판매 수익금으로 북한에 성경을 보낸다 하니 참 귀한 취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마 이 책도 성경이 전달되는 루트를 통해 북한에까지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이 북한 어린이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데 귀하게 사용되기를 바라고, 또한 이 땅의 많은 어린이들과 초신자들, 불신자들이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가는 데에도 귀하게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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