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산상수훈 -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김혜경. 스데반 황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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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유초등부 전도사로 사역할 때 제 설교가 아이들에게 어렵다는 평가를 듣고 다른 분들의 설교는 어떤가 싶어 어린이 설교집을 몇 권 구입해 읽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읽어 보았던 어린이 설교집은 어린이들을 위한 설교집(어린이들이 읽을 만한 설교집)이라기 보다는 유초등부 사역자들을 위한 설교집이라고 할 만했습니다. 게다가 그런 종류의 어린이 설교집에 실려 있던 대부분의 설교가 그다지 아이들에게 흥미를 불러 일으킬 만한 내용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성경 본문과 설교의 내용이 서로 연결되지 않는 설교도 너무 많아서 과연 이것이 어린이 전문 사역자라는 사람의 설교집인가 싶었던 책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어린이들이 읽을만한 설교집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물론 어린이를 위한 신앙도서는 그때보다 풍성해졌지만, 성경의 내용을 그대로 풀어 놓은 '설교집'이라 할 만한 책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산상수훈 설교를 어린이들의 눈 높이에 맞춘 책이 나왔다니 상당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산상수훈을 통해 많은 도전을 받기도 했거니와 과연 그 내용을 어떻게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바꾸어 놓았을까 싶은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처음 받아 보았을 때, 참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그림체에다가 올칼라로 편집이 되어 있어서 일반 동화책과 비교했을 때 전혀 뒤떨어지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설교의 앞부분에는 저자의 개인 번역인지 아니면 다른 번역본에서 가져왔는지 모르겠지만 어린이들이 읽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된 성경본문이 기록되어 있었고, 그 성경본문에 따른 설교의 마지막 부분에는 설교의 내용과 연관된 활동 프로그램이 '함께 생각해요'라는 이름으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하나 하나 살펴 본 결과 상당히 고심해서 만든 흔적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줄 긋기, OX표하기, 편지쓰기' 등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이 105쪽에 있었던, 섞여 있는 여러 이름 중에서 '빛쨍쨍파'와 '어둠컴컴파'를 나누어 보는 활동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나짜증, 오락짱, 순종해, 눈밝음' 등등 이름도 참 잘 지었구나 싶은게 참으로 공들여 만든 활동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설교의 내용을 살펴보면 오스왈드 챔버스의 산상수훈에서 강조되었던 내용들이 여기에서도 동일하게 강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결코 이 말씀대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저자 역시 동일하게 강조하고 있었고, 또한 믿는 자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생명으로 인한 변화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설교의 문장들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되어 있었고, 어른들이 읽기에도 은혜가 되는 내용들로 가득했습니다.  


마음에 와 닿았던 내용 일부를 여기에 소개해 보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우리는 깜짝깜짝 놀랄 일들을 많이 경험하게 되어요. 그 중 하나는, 예전에는 없었던 마음이 우리 안에 생기는 거예요. 예를 들어, 옛날에는 화가 났을 일인데 이제는 화가 안 나요. 예전에는 짜증냈을 일인데 이제는 짜증이 안 나요. 내가 먼저 친구에게 화해를 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 이유는 우리 안에 있는 예수님의 생명 때문이에요. 그 생명으로 인해 옛날에는 없었던 마음이 우리 안에 생겼어요.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마음, 사랑의 마음이에요(54-55쪽)." "예수님이 우리 안에 계시면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살 수 없어요. 오직 예수님만을 의지하면서 살아야 해요. 그런데 예수님을 의지하면서 살다 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있어요. 그것은 우리 마음이 예수님을 따르지 않으려고 싸울 때에요. 그러나 마음이 아픈 것이 싫어서 우리 마음대로 산다면, 우리 대신에 예수님이 아프세요(65-66쪽)."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숙제를 내주셨어요. "예수님처럼 거룩해져라." 과연 예수님처럼 거룩해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가요? 거룩해지는 것은 우리의 마음과 행동이 하나님 보시기에 깨끗하게 되는 것을 말해요. 다시 말하면 예수님을 닮아가는 거예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숙제를 하면서 소중한 무언가를 깨닫기 원하세요. 그것은 우리의 노력으로는 절대로 예수님을 닮을 수 없다는 거예요. 오직 성령님께서 우리를 도우실 때, 우리는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어요. 성령님은 말씀을 따라 살아가도록 도와주시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때마다 우리는 예수님을 닮아가요.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 주신 숙제는 조금씩 완성되어가지요(80-81쪽)."

이처럼 은혜로운 내용으로 가득한 이 책에도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 첫 번째는 설교의 각 문단마다 그 문단의 핵심적인 내용과 관련된 성구가 붙어 있었는데, 그 성경구절로 인해 설교를 읽어 나가다가 맥이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설교를 읽어 가면서 동시에 그 성경구절을 함께 읽었었는데, 그러다보니 설교의 맥이 끊어져서 내용이 잘 와 닿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에는 그 성경구절들을 무시하고 설교만 읽어 보았더니 설교의 전반적인 내용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이 훨씬 낫더군요. 어떻게 보면 편집에 있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책을 읽어 나가는 방법에 지혜가 필요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난외주로 처리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내용 전개에 있어서 살짝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몇 곳 있었다는 점입니다. 31쪽 아래서 5-6째 줄에 기록된 "우리의 빛의 모습은 예수님을 사랑하며 사는 모습이에요."라는 문장은 30쪽의 내용과 연결해 볼 때, "우리의 빛의 모습은 예수님처럼 사랑하며 사는 모습이에요."라고 하는 것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9쪽 3-4째 줄에 기록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무조건 믿어야 해요. 우리는 예수님을 무조건 따라야 해요."라는 문장은, 그 다음에 "그 이유를 이제부터 설명할께요."라는 문장을 붙이던가, 아니면 41쪽의 맨 아래쪽에 오도록 했어야 내용전개가 매끄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은 이 책이 더욱 완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지 결코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려 하는 데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이 개정판에 반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바라기는 정말 이 책이 한국 교회의 모든 어런이들에게 읽혀지고, 또 개정판까지 나오게 되었으면 싶습니다. 이만한 어린이 설교집을 어디에서 또 구할 수 있을까 싶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모든 부모님들과 유초등부 사역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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