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맥주의 위대한 성공, 기네스 브랜드 인사이트 시리즈 1
스티븐 맨스필드 지음, 정윤미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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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다 보니 맥주(를 비롯한 거의 모든 종류의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작권을 국내의 출판사에 중개한 에이전시가 블로그에 이 책에 대해 소개해 놓은 글을 통해 이 책이 미국의 유명한 기독교 출판사인 토마스 넬슨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으며, 기네스 가문의 신앙 전통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어 가면서 기네스 가문의 역사와 사회적인 공헌에 대해서, 그리고 이전에 알지 못했던 맥주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1장에 기록된 맥주의 역사에 관한 내용은 저에게 가히 충격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스코틀랜드의 역사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그곳에서는 기독교인들도(심지어 목회자들이나 어린아이들까지도) 위스키를 즐겨 마신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바 있었지만, 이 책에 소개된 맥주에 대한 이야기는 그 때의 충격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루터나 칼빈 같은 이들이 맥주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했다는 것이나 청교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올 때에 음료수로 물이 아닌 맥주를 배에 싣고 왔다는 사실은 이 책을 읽기까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에 복음을 가지고 들어간 성 패트릭이 아일랜드인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하는 데 있어서 맥주를 만드는 기술을 유용하게 이용하였다는 사실도 처음 접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또한 진과 럼주와 같은 독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삶이 망가져 갈 때, 맥주라는 술이 그러한 독주를 대신할만한 대안음료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어떻게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는 기네스 가문의 사람들이 맥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2장에는 기네스 가문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아더 기네스의 일생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솔직히 아더 기네스가 리피 강물을 공장으로 끌어 들이려고 불법으로 수로를 만들었던 것이나 수로를 막으러 나온 시 보안관에게 맞서 곡괭이를 들고 위협하며 욕설을 해 댔던 것을 보면서 그가 그렇게 신앙이 깊었던 사람이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시작한 맥주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벌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바도 아니지만 저자가 아더 기네스의 신앙에 대해 극찬에 가까운 이야기를 늘어 놓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에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는 모습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더 기네스의 신앙은 아마도 공장의 운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이후로부터 성장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아더 기네스가 존 웨슬리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로버트 레이크스의 영향으로 더블린 최초의 주일학교를 시작하기도 하였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이는 분명 사업가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이후의 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의 3장에서는 아더 기네스의 후손들이 어떻게 선대의 뒤를 이어 기네스를 세계 최고의 맥주 회사로 만들어 갔는가 하는 것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부친의 밑에서 맥주 만드는 법을 배워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부친의 뒤를 이었던 것을 보면서 역시 장인의 가문이라는 감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의 4장에서는 그들이 어떻게 자신들이 이룬 성공을 토대로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였는가 하는 것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직원들에 대해 후하게 대우했던 모습이 가장 먼저 마음에 와 닿았고, 직원들은 물론이거니와 지역 사회의 빈민들을 위해서까지 의료적인 도움을 베풀었던 모습 역시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책의 5장에서는 아더 기네스의 후손 중에 목회자나 선교사의 길을 걸었던 인물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는데 목회자인 저로서는 이 부분이 가장 관심있게 느껴졌습니다. 이 장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소개되고 있었던 인물은 바로 헨리 기네스라는 인물이었는데, 그가 이루었던 순회전도자로서의 성과는 물론이거니와 성경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해 이스라엘의 건국과 관련된 사실을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사실이 놀랍게 느껴졌습니다. 이 장을 읽으면서 참으로 재미있게 생각되었던 것은 헨리 기네스가 기네스 가문의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주에 관해 설교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책의 6장에서는 현대에 이르러 기네스라는 기업이 겪었던 다양한 변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광고를 시작하게 된 일이나 사업을 다각화하게 된 일, 그리고 그랜드 메트로폴리탄이라는 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디아지오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류 회사로 발돋움하게 된 일들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이러한 변화를 통해 기네스 가문의 전통이 많이 약화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이러한 역사를 통해 추츨해 낸 기네스 가문의 기업 운영에 관한 다섯 가지 원리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신앙적으로 잘 분별하여 결정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후대를 교육하며,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며, 직원들에게 투자한다'는 내용으로 정리해 주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의 원리가 기네스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보여주었던 모습은 아니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이 가문이 보여준 모습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면모들을 종합해 놓은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정리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로서는 저자가 이 책에서 기네스 집안의 기독교 신앙과 회사 운영과의 관계를 충분히, 그리고 심도 있게 드러냈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아더 기네스의 후손들이 너무나 극명하게 두 개의 길로 나뉘어 각자의 길을 걸어갔기 때문입니다. 회사 운영에 재능을 보인 사람들과 목회자나 선교사로 헌신한 사람들로 극명하게 나뉘어져 살았던 그의 후손들을 보면서, 아더 기네스의 신앙과 재능이 후손들의 대에서는 완전히 둘로 나뉘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아더 기네스의 신앙이 충분하게 전수되었구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커다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물론 회사를 운영하는 일을 맡았던 후손들에게 아더 기네스의 신앙적인 영향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지 않았더라면 이 책에 기록되어 있는 사회적인 기여나 공헌은 전혀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아쉬움은 저만의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누가 보더라도 기네스라는 기업은 멋진 기업이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 기업의 기독교적인 정신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또 많은 기독교인 사업가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직원들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고, 사회적인 기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한 번 읽어 보았으면 싶은 책입니다. 저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 하더라도 저와 마찬가지로 많은 감동과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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