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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으로 열리는 영적전쟁 - 누구와 무엇으로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에 대한 성경적 답변
탐 마샬 지음, 유정희 옮김 / 예수전도단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일어났던 봉은사에서의 땅밟기 기도 사건을 통해 과연 올바른 영적 전쟁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YWAM의 대표적인 강사인 탐 마샬에 의해 쓰여진 영적 전쟁에 관한 책이 나온 것을 보면서 꼭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책이었다는 점을 먼저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딘 셔먼의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영적 전쟁'처럼 영적전쟁에 관한 개념들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을 줄 알았었는데, 그러한 저의 생각과는 달리 대학교재나 강의안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었습니다.
정사각형에 가까운(가로로 넓은) 판형에 책의 본문은 일반 도서의 넓이로 되어 있고, 그 옆쪽으로 관련 성경 구절이 기록되어 있더군요. '성경으로 열리는'이라는 책 제목에 어울리게 성경 본문을 중심으로 모든 개념을 풀어 가려는 시도가 돋보였고, 또 관련 성경 구절들까지 옆에 기록해 줌으로써 저자의 주장에 신뢰를 더 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관련 구절들이 내용 본문에서 괄호안에 소개하고 있는 성경 구절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는 않았고, 개중에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본문을 건너 뛴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점이 정말 아쉽게 생각되었습니다.
특별히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2장에 수록된 '도시와 구조적 권력'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도시라는 것이 마치 인격체와 같이 권력을 소유할 수도, 그리고 타락할 수도 있다는 설명은 상당히 신선하고도 설득력 있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리고 타락한 도시를 구속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7장의 내용도 상당히 좋았던 부분이었습니다. 저자는 이 장에서 조직의 배후에 있는 마귀의 세력에 대한 영적 전쟁과, 구조적 권력 안에 있는 영향력에 대한 구속의 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 들어 설명한 느헤미야의 예는 상당히 도전적인 내용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자는 도시를 구속하기 위해 '도시를 돌보고(사랑하고), 도시를 위해 기도하고, 도시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도시에 서 살고, 도시를 알고, 운동을 시작하고, 운동의 성장을 촉진하고, 목표를 반복하고 보강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운동을 시작하라는 주장이 제 시선을 끌었습니다. 저자는 문화나 조직 생활의 철저한 변화는 항상 어떤 '운동'에 의해 성취된다고 설명하면서, 그 운동에는 바라는 변화를 가져 오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고, 적은 수일지라도 헌신된 사람들이 모여서 운동을 시작하면 탄력이 붙기 마련이고, 느헤미야가 한 일이 바로 그런 일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핵심 인물들이 문제에 직면하게 만들고,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그들이 품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로서는 상당히 유익한 내용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상당히 실천적이고 실제적인 내용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2부(9~14장)에 기록된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강한 자를 결박하는 방법이라던가 믿는 자의 권위, 성령의 능력 등은 매우 유익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적 전쟁에 관한 다른 책들의 내용과 거의 겹치는 내용이라 생각되기도 하였지만, 성경적인 근거들을 자세하게 살명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읽어 가면서 동의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간혹 있었습니다. 25쪽에 기록된 사탄에 대한 설명이 가장 대표적인 내용이었습니다. "타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탄은 기름부음을 받았다. 즉 성령을 받았다. 따라서 그가 죄를 지었을 때는 기름부음을 거스르는 죄를 범한 것이다. 그의 죄는 성령을 거스른, 용서받지 못할 죄였다." 그리고 관련 구절로 막3:29(누구든지 성령을 훼방하는 자는 사하심을 영원히 얻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처하느니라 하시니)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순수한 영적 존재인 천사가 성령을 받았다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사탄이 성령을 훼방하였기 때문에 사하심을 얻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라면 충분히 동의할 수 있지만, 타락 이전의 사탄이(사실은 어떤 천사를 막론하고)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상태였다는 표현은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지 않은, 동의하기 어려운 추론의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6쪽에 기록된 타락한 천사의 무리에 대한 설명 역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저자는 골로새서 1:16을 근거로 세상 주권자들, 이 시대의 통치자들, 권세자들, 지배자들, 통치자들을 구분하고 이에 대해 지정학적, 지리적, 지역적인 권세들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었고, 또 에베소서 6:12을 근거로 주권들, 권세자들, 통치자들,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구분하고 이에 대해 세력 범위를 다스리는 권세들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이 각각 어느 구절을 근거로 설명하고 있는 것인지 명확하게 연결지어 놓지 않아서 처음에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렇게 구분했는가 하는 혼란스러움을 느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타락한 천사를 지칭하는 각각의 이름들 옆에 헬라어 이름을 붙여 놓고 있었는데, 그 헬라어 원어 이름을 기록해 놓은 것이 의미가 있으려면 근거 구절의 헬라어 본문도 함께 올려 주었어야 하는데, 그러한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게다가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98쪽에서는 주권, 권세자, 통치자만을 기록하고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 대해서는 누락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편집상의 실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123-124쪽에 기록되어 있는 성령의 능력에 대한 설명은 한편으로는 맞는 것 같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성령의 능력은 에너지의 흐름이나 힘의 장 같은 것이 아니라면서, 하나님의 능력이신 성령은 한 인격이시며, 그분의 능력은 인격적인 존재의 능력이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이 계신 곳에 하나님의 능력이 있고,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는 것은 성령이 임재하시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예수님께 능력과 권세를 얻어 둘씩 짝지어 전도하러 나갔던 제자들에게도 과연 성령이 함께 하셨다는 말인가 라는 의문이 생기고, 그렇다면 성령께서 가룟 유다와도 함께 하셨다는 말인가 라는 질문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이 연구해 보아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영적전쟁이라는 영억이 워낙 생소하고 연구가 부족한 영역이다 보니 조직신학의 성령론에서와 같이 많은 논란의 여지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래도 이 정도 수준의 성경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적 전쟁에 관해 강의를 준비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책을 참고하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영적 전쟁과 관련된 수많은 성경 구절들을 통해 영적 전쟁의 성경적인 근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매끄럽지 않은 듯한 전개와 부족하게 느껴지는 설명이 아쉬움을 남깁니다. 영적 전쟁에 관해 더 깊이 알고 싶은 분은 이 책과 함께 딘 셔먼의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영적 전쟁'이라는 책을 함께 읽어 보시기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