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실한 남자의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
톰 데이비스.태미 몰트비 지음,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이런 종류의 책을 좀 읽어 본 바 있기 때문에 중간 정도 읽어 가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점에서 임시로 정해 본 리뷰 제목은 "탁월한 도입, 적절한 전개, 아쉬운 마무리"였습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마지막 장에서 다루어 준 내용이 가슴에 깊이 와 닿았던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 책은 '신실한 남자라면 이러지 않을텐데' 싶은 자신의 모습 때문에 괴로워하는 남성들을 위해 쓰여진 책입니다. 각 장의 도입부에서는 남성이라면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고민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내 이야기, 또는 내가 알고 있는 어떤 남성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자가 알고 있는 어떤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 남자의 이야기는 그 주제에 있어서 가장 적절한 예라고 생각될 정도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그 장의 주제에 빨려 들어간 독자들에게 이번에는 성경에 등장하는 비슷한 사례의 인물을 소개합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소개한 그 남성이 어떻게 자신의 문제를 헤쳐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론을 통해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던 독자들은 문제 해결에 대한 소망을 얻게 됩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음욕, 교만, 탐욕, 부자관계, 알콜중독, 부적절한 감정처리(두려움에 대한 두 가지 반응), 분노, 절망 등 여덟 가지의 주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들과 연관되어 있는 성경인물로 저자는 삼손, 느부갓네살, 사울, 다윗, 노아, 베드로와 요나, (다시) 사울, 야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사울을 탐욕과 연결지어 소개한 것은 참 신선한 시도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사울을 불순종이나 교만을 대표하는 인물로만 생각했지 탐욕과 연결지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저자의 글을 읽다 보니 저자가 사울을 정확하게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적절한 감정처리에 관련된 인물로 베드로와 요나를 든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베드로야 원래 혈기방장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으니 그렇다 치고, 요나는 왜일까 싶었는데, 저자는 베드로나 요나의 반응을 모두 다 두려움에 뿌리를 둔 반응으로 해석하고 있더군요. 충분히 설득력 있는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자는 요나에 대해 갈등 상황에 부딪쳤을 때 말을 하지 않고 스스로 숨어버리는 남자의 대표적인 예로 설명하고 있었는데 아주 적절한 연결이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9장과 10장이 가장 좋았습니다. 만약 이 두 장이 없었더라면 이 책은 제게 있어서 그저 그런 책으로 기억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8장까지의 내용이 별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어느 정도 이미 알고 있던 종류의 이야기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9장에서 소개된 조이라는 남자의 경험은 제게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조이의 아내는 결혼한지 3개월 만에 큰 병을 얻어 결혼 생활 20년 중 6년 가까이를 병원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한동안은 특수한 치료를 받기 위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전문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었는데,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아내가 입원한 병원으로 날아가기를 몇 달씩 계속해야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천문학적인 입원비를 의료보험으로 감당할 수 있기는 했지만, 이제는 그 마저도 끝나버린 상황이었습니다. 남은 길은 집을 팔고 적금을 해약해서 병원비를 충당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러한 일을 겪어온 자신을 향해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그가 하나님을 만난 것은 영화관에서 타이타닉이라는 영화를 보고 있을 때였다고 합니다. 그는 배의 침몰과 함께 물에 빠져 들어가는 남성들을 보면 자신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터뜨렸는데, 그 와중에 그는 불현듯 자신에게 소망이 남아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통해 그는 하나님께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말마따나 신령한 체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조이의 경험을 야곱의 얍복강가에서의 경험과 연결짓고 있습니다. 결국 절망 가운데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은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 외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우리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빠져 나올 방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9장의 결론은 10장으로 넘어가 이 책 전체의 결론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이 우리의 문제들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낼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은혜는 조이가 경험했던 것처럼 신령한 체험으로만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삶에 들어오는 통로로 다른 신실한 동역자들의 도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사람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부어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신의 문제를 숨기지 말아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이 여기에서 부각됩니다. 동시에 그러한 문제가 드러났을 때 주변인으로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부각됩니다. 어떤 사람이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그를 외면하고 멀리할 것인가, 아니면 가까이 다가가 도울 것인가. 대답은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그들은 돕는 것이지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밀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은혜의 도구로 사용해 그들을 새롭게 하실 것입니다.

저자는 또한 이러한 은혜를 얻기 위해 계속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하나님께 나아가야 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현실에 절망하여 그대로 있으면 변화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오직 끊임없이 자신의 문제와 싸우는 사람만이 새로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싸움은 나의 싸움이지만 또한 하나님의 싸움이라는 것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누군가를 교정하거나 그 영혼을 구원하는 일은 인간의 소관이 아니다..  그건 모두 하나님의 몫이며 그분은 그 일들을 멋지게 해내신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분은 주님뿐이다.. 롤로코스터처럼 요동치는 세상에서 보살펴 주시는 분 역시 하나님 뿐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하나님을 의지해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요? 저자는 그 일이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일견 복잡하다는 생각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것만큼은 저자의 실수라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그 대답을 오직 한 문장으로 끝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자를 대신해 제가 그 일을 해야 한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끝까지 하나님께 매달리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저자의 주장에 '아멘'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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