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을 넘지 마라 - 인간관계 속에 숨어 있는 유쾌한 영역의 비밀
시부야 쇼조 지음, 박재현 옮김 / 흐름출판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상담을 공부하면서 모든 종류의 인간관계에는 경계선(boundary)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경계선의 형성은 성장하는 동안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배우게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부모님과의 관계를 통해 경계선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사실 그렇게 건강한 경계선을 형성하지는 못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경계선을 쉽게 침범했고, 또 다른 사람이 제 경계선을 넘어오는 것에 대해서 어떤 때는 쉽게 허용하고, 어떤 때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많은 관계들을 어려움 가운데 빠뜨렸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학급에서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도 계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다른 남자들과의 관계는 무척이나 어려워한 반면에 여자들과의 관계에서는 그렇게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부모님과의 관계(아버지와는 어려웠고, 어머니와는 편안했던)가 친구들과의 관계에까지 투영되고 있었다는 것인데, 그 사실을 너무나 늦게 알게 되었기에 그 동안 겪어야 했던 고통이 무척이나 컸습니다. 그러다가 상담을 통해 제 문제를 알게 되었고, 건강한 경계선을 설정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알게 되면서 인간 관계에 있어서 많은 진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책 제목에 있는 '선'이라는 것이 '경계선'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자는 일본의 메지로 대학의 인간사회학부 교수로서 '인간관찰학'이라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책 소개를 보니 현대심리학의 연구 성과를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 응용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상당히 실제적이고 실용적인 제안들이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특히 직장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 그리고 연애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지식들을 소개해 주고 있었습니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알아 두어야 한다 까지만 설명하고 있고, 또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이렇게 대응하라 까지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지식과 응용 부분 모두를 아우르는 책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로서는 조금 더 심층적인 이론 설명을 기대했었는데 실용서가 가지고 있는 한계상 그렇게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 분야에 대해 실제적인 도움을 받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접근이 더 용이한 책이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좀 더 많은 분량에 좀 더 풍성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200쪽이 살짝 넘는 분량을 한 300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늘려서 부모 자식간의 관계까지 포함시키는 좀 더 풍성한 내용으로 채워 넣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경계선'에 대한 아무런 이해도 없는 분들에게는 입문서로 읽기에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왕따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직장 생활 가운데 인간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나 이성관계에 있어서 상대의 반응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