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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바로보기 - 감추어진 유대인 2000년 역사를 찾아서
류모세 / 두란노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유대인 바로보기'라고 되어 있는데, 유대인을 비뚤어지게라도 본 적이 있어야 뭐라 말할 수 있을텐데,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 하나 하나가 새로울 뿐이라 열심히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그래도 조금 알고 있다 싶었던 부분이 예루살렘의 멸망과 관련된 내용이나 히틀러 시대의 홀로코스트, 그리고 이스라엘 건국에 관한 내용 정도 였는데, 중세 시대나 종교개혁 시대에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서는 거의 캄캄할 정도로 모르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유대인들이 카톨릭 교도들이나 개신교도들에 의해 살해되었고 핍박을 받았는지에 관한 내용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동시에 분노를 느껴야 했습니다. 동일한 하나님을 섬기면서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는지 치가 떨릴 뿐이었습니다. 교회 내에 있는 불신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민도 없던 사람들이 단지 교회 밖에 있다고 해서 유대인들을 대하여 죽여도 마땅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을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교회가 얼마나 맘몬에 강력하게 사로잡혀 있었는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카톨릭 교회나 개신교 교회나 유대인들을 핍박했던 이유는 단 한 가지뿐이었습니다. 바로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던 돈 때문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인 민족이라는 것은 허울좋은 핑계일 뿐 결국 그들이 노렸던 것은 유대인들의 돈이었던 것입니다. 초기 기독교의 교부들의 경우에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인해 유대인들을 미워했다지만, 그 이후로 계속된 유대인들에 대한 핍박은 오직 돈 때문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을 환영해서 자국에 뿌리내리게 했던 이유도 돈이었고, 그들을 자국에서 내쫓아 버렸던 이유도 바로 돈이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의 증언을 살펴 보면서 교회가 맘몬에 사로잡힐 때 얼마나 무서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인용한 한 이스라엘 작가의 말이 마음에 비수같이 꽂혀왔습니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가 아니라 무서운 증오의 종교다. 모든 역사는 이 종교가 모든 면에서 완전히 파산했음을 끊임없이 증명해 주고 있다." 오늘날에도 개신교 내의 교파 간에 벌어지고 있는 다툼을 볼 때 이 말이 결코 근거없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신과 교리가 다르면 이단이고 지옥에 떨어져 마땅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편협한 모습을 우리는 언제쯤 버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을 도왔던 노르웨이나 덴마크, 핀란드의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기독교에 여전히 소망이 있음을 보여 줍니다. 히틀러의 위협 앞에서도 전혀 굴하지 않고 유대인들을 탈출시키고 보호해 주었던 그들의 모습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명하신 사랑의 계명이 실천되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에필로그가 없었다면 아마 이 책은 유대인들에 대한 기독교 핍박사 정도에 그치고 말았을 것입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메시아닉 유대인들의 교회에서 들은 설교를 통해 기독교인들이 유대인들을 어떻게 바라 보아야 할 지에 대해 성경적인 관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요셉을 예수님의 모형으로 보자는 것입니다. 요셉이나 예수님이나 모두가 유다라는 이름을 가진 자에 의해 은 몇 십개에 팔렸다는 점과, 또 요셉이 형제들에게 배척받은 뒤에 이방인의 총리가 된 것과 예수님이 동족에게 배척받은 뒤에 이방인들의 구주가 되셨다는 것 사이에서 상호간의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요셉이 훗날 자기 형제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고 그들을 구원했던 것처럼, 예수님께서도 유대인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시고 그들을 구원하실 것이라 주장합니다. 또 요셉을 아는 바로는 히브리인들을 선대했지만, 요셉을 모르는 바로는 히브리인들을 팝빅했던 것처럼, 예수님을 바로 아는 그리스도인들은 유대인들을 선대하지만, 예수님을 바로 알지 못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유대인들을 핍박하기 마련이라고 주장합니다. 결국 유대인들을 향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그들이 예수님께로 돌아오기를 위해 기도하며 그들을 선대하는 것이라는 점을 저자는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충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유대인들에 대해 무관심했던 저로서는 유대인들의 역사를 통해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카톨릭과 개신교가 그들에게 저질러 온 범죄에 대해 알게 되었던 기회였으며, 또한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에게 합당한 태도인가 하는 것을 알게 되는 기회였습니다.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