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여단 샘터 외국소설선 3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이 정도로 두꺼운 두께의 소설을 읽을 때에는 항상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읽는 데 소요된 시간입니다. 이 책의 경우는 아침부터 읽기 시작해서 점심먹기 전까지 모두 다섯 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470여쪽 되는 책이니 한 시간에 90페이지 정도씩 나갔네요. 일반 도서 읽을 때 한 시간에 50페이지 정도 읽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읽은 것 같습니다.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종류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체크하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는가 라는 것입니다. 소설에서 교훈을 얻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우선적으로는 재미를 따져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훈이나 유익을 원한다면 다른 종류의 책을 읽는 것이 더 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경우는 최상등급에 해당하는 점수를 줄 수 있을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성이며 스토리 전개에 전혀 무리가 없고, 무엇보다 저자의 기발하고도 탁월한 상상력에 대해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소설 도입부에서 어쩌면 주인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카이넨 관리관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들을 향해 "지긋 지긋한 인간놈들"이라고 말했을 때부터 이 소설의 흡입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막연하게 인간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에 대한 묘사가 사실은 외계 종족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이 소설의 스케일이 결코 좁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 기대와 다르지 않게 이 소설은 우주 전체를 아우르는 배경을 가지고 인간들의 우주 개척과 관련되어 벌어진 네 종종간의 전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유령여단을 구성하고 있는 특수부대원들은 마치 유니버셜 솔저의 주인공들과도 비슷한 느낌을 받게 했는데, 사실은 그보다 더 과학적으로 진보된 상태에서의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생체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DNA를 조작해서 만든 강력한 육체에 똑똑한 피라는 새로운 혈액을 주입하고, 뇌도우미라는 인공지능컴퓨터를 통해 의식의 생성을 돕게 함으로써 만들어진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인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뇌도우미를 통해 통합이라는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고 또한 소통하는데, 이는 마치 무협 소설에서 볼 수 있는 혜광심어(전음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소통방식)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저자가 그려낸 특수부대원들의 모습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면서 또한 기존에 알려져 있던 다양한 상상의 산물들에 대해 많은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그만큼 저자가 새롭게 구상해낸 결과물들이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특수부대원들을 만드는 방식보다는 노인들의 의식을 젊은 육체에 이식한다는 개념이 더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소설은 샤를 부탱이라는 과학자가 왜 인류를 배반했는지를 밝혀내고 샤를 부탱의 사주에 의해 인류를 공격하려는 세 외계 종족의 연합을 깨뜨리기까지에 이르는 우주개척방위군의 활동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샤를 부탱의 의식을 심은 재러드 디랙을 중심으로 그 내용이 전개 되고 있는데, 그의 탄생과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결국 샤를 부탱이라는 인물이 왜 인류를 배반했는지가 분명하게 밝혀지는데, 첫 번째는 복수심으로 시작된 듯 하다가 결국에는 탐욕이 그 배후에 있었음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샤를 부탱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러나 저자는 샤를 부탱의 그러한 결정에 탐욕이 숨겨져 있었음을 은근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샤를 부탱의 배신 동기를 탐욕이라 보는 것은 어쩌면 저 개인만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샤를 부탱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유령여단의 특수부대원들을 무력화시킬 수 있었는지, 그리고 재러드 디랙이 왜 샤를 부탱의 계획을 저지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재러드 디랙이 어떻게 샤를 부탱의 계획을 저지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고 개연성 있는 전개는 이 소설을 더욱 더 빛나게 하는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재러드 디랙이 샤를 부탱을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밖에는 더 이상의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콘클라베라는 외계 종족들의 연합에 대해 우주 개척 연맹이 취하였던 태도가 반콘클라베라는 또 다른 연합체의 구성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샤를 부탱의 시도가 부족한 정보에 기초한 뻘짓이었다는 것을 더 분명히 해 주면서 저래드 디랙의 선택이 올바른 것이었음을 더 부각시켜 주고 있었는데, 저자는 이러한 섬세한 설명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저자의 논리에 수긍할 수 밖에 없도록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휴가철 이전에 출간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가철에 들고 가서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읽기에 이보다 더 괜찮은 소설이 있을까 싶습니다. SF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좋아하실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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