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소아 페넬롱의 그리스도인의 완전 - 거룩한 삶을 갈망하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고백서
프랑소아 페넬롱 지음, 김창대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결코 쉽게 읽어지지 않지만, 읽고 나서 잘 읽었다고 생각되는 책들은 대부분 고전이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을 차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 역시 고전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완전한 모습에 이르기 위한 여정이 소개되어 있는 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라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성화라는 주제에 대한 최고의 고전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을 읽어 가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참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분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저자는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자기를 사랑하는 데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권면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어 가는 동안 '자기애'에 대한 경고가 얼마나 많이 나오던지, 저자가 그것을 얼마나 무거운 죄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글 중에서 몇 가지 마음에 와 닿은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꼽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부의 내용 중에 하나님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라는 주제에 관해 서술한 내용이 있는데, 여기에서 저자는 성숙한 신앙인과 미성숙한 신앙인들을 대조하는 가운데, 서로에 대해 비난하기 보다 이해할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숙한 신앙인들을 향해 하시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는데, 그것은 "미성숙한 사람들에게서 이기적인 생각들을 제거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아직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아이에게서 우유를 이유시키는 것처럼 미성숙한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게 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신앙이 어린 사람들을 어리다고 비난하면서 그들이 붙잡고 있는 것을 강제로 버리게 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그분이 원하시는 뜻을 행하시기 때문에 그들이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한다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친히 일하시도록 내버려 두라는 것이었습니다(100-102쪽).

이러한 저자의 말은 얼마 전에 있었던 저 자신의 개인적인 논쟁을 떠올리게 했는데, 그 논쟁에서 저는 상대방이 추구하고 있는 것이 탐심이라고 지적하였고, 상대방은 자신이 추구하는 것은 탐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이라고 하며 저의 지적에 반발하였습니다. 논쟁의 결과는 심히 좋지 않았고 서로 기분이 상한 채로 헤어졌는데, 이러한 저자의 글을 보면서 굳이 그런 논쟁을 할 필요가 있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상대방을 아끼는 마음이 있었고, 상대방이 하려고 하는 일의 결과가 어떨지를 충분히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논쟁을 하기는 했는데, 하나님께서 하셔야 할 일에 괜히 나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의 수준을 생각하면서 하나님께서 친히 가르치시기를 기다리며 기도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반성을 해 보았습니다.

3부의 내용 가운데에서 겸손에 관해 서술한 내용은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탁월한 부분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저자는 진실된 겸손으로 충만한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낮추거나 겸손하려고 애쓰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자신이 모든 것보다 천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여기에서 겸손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기의 쓸모없음과 가치없음을 알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 뿐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채로 겸손하려고 하는 것은 비열한 미덕으로 진정한 겸손을 대신하게 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저자는 하나님 앞에 완전해 지기 위해서는 비본질적인 노력들을 떠나 본질적인 면에 집중해야 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리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 앞에 굴복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기애, 자기 사랑을 버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서도 반복해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주제나 성격은 오스왈드 챔버스의 책들과 거의 일치되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 줍니다. 실제로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오스왈드 챔버스의 글과 너무나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글의 주제나 성격은 물론이고, 글의 스타일조차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아주 짧은 단문으로 끊어치면서 글을 전개해 나가는 것하며, 전체적인 흐름조차도 끊어가며 핵심적인 주제를 설명하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오스왈드 챔버스의 글과 너무나 비슷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이 저만은 아니었는지, 역자 후기를 보니 역자 역시 오스왈드 챔버스에 대해 언급하고 있더군요. 역자는 글의 강조점이 비슷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었지만, 제가 보기에는 글의 강조점 뿐만 아니라 글쓰는 스타일조차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따라서 오스왈드 챔버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 역시 좋아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저는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약간은 신비주의적인 경향의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그러한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이 책은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영광에 초점을 맞추고, 자기 부인과 하나님 사랑을 강조하는 건전한 신학 위에 쓰여진 성화론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탁월한 수준의 묵상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하나님의 뜻 가운데 바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점검해 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주님은 나의 최고봉' 못지 않은 상당한 유익을 제공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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