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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크리스티앙 - 동물과 인간의 우정을 그린 감동 실화, 어린이판
앤서니 에이스 버크.존 렌달 지음, 홍연미 옮김 / 살림어린이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 참 즐겨 보았던 티비 프로그램 중에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의 밀림에 사는 여러 동물들을 보여 줄 때면 얼마나 신기한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청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동물의 왕국이 여전히 방영되고 있는지, 또는 그와 비슷한 프로그램이라도 방영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동물의 세계는 제 기억 속에서 잊혀져 버린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동물의 왕국을 떠올리게 하는 여러 장의 사자 사진을 보면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만 해도 티비에 나오는 밀림의 동물들을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별 관심도 없이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자각에 세월의 무상함을 깨닫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책에 기록된 내용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두 사람의 영국 청년과 그들이 백화점에서 구입해 길렀던 사자 사이에 있었던 실제 사건을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사자를 백화점에서 팔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동물원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물들을 내다 팔던 중에 벌어진 일이었구요. 그 백화점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갔던 두 사람의 청년이 백화점에서 판매를 위해 진열 중이던 아기 사자를 발견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만일 저였다고 한다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텐데, 이 청년들은 이 사자에게 한마디로 제대로 꽂혀 버린 나머지 앞 뒤도 재지 않고 이 사자를 키우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물론 어디에서 키울지, 어디에서 운동을 시킬지 정도는 고민했습니다마는 다 자라게 된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같은 것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한 거지요.
결국 채 6개월도 되기 전에 엄청나게 커져 버린 사자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야생의 엘자 라는 유명한 사자 영화를 찍은 배우 부부와 그 영화의 실제 모델이 되었던 부부의 도움으로 이 사자는 케냐로 보내져 밀림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자를 케냐에 두고 돌아오는 이 두 청년의 마음은 많이 아팠지만, 사자에게는 영국보다는 케냐가 더 살아가기에 좋은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어느날 이 두 청년은 이 사자가 어떻게 지내나 알아보고자 다시 케냐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사자와 만나 재회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마치 한 편의 동화처럼 지어낸 듯한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일어났던 이야기라서인지 그 감동이 더 진하게 다가옵니다. 게다가 사진이 풍성하게 곁들여져 있어서인지 더 흥미롭게 읽혀지더군요. 특히 사자 크리스티앙이 변기에 머리를 박고 물을 마시는 사진은 저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는 그 사진을 보고 사자가 변기에 토하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변기물을 마시는 거라는 이야기를 듣자 우웩 하며 더럽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또 한 번 크게 웃었습니다.
청소년들이 보기에는 조금 유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도 약간은 아슬아슬하고, 저학년 정도라면 아주 재미있게 볼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자녀를 품에 앉히고 같이 보면서 읽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구요.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몇 번은 더 읽어 달라고 들고 올만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