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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대처를 위한 진검승부
김주원 지음 / 대장간 / 2010년 3월
평점 :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얇은 두께에 놀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단에 대한 책들을 보면 이런 저러한 다양한 이단들의 거의 대부분의 문제 교리들(기성교단들의 교리와 상충되는)을 모조리 기록하고자 하는 저자의 열심 때문에 보통 수 백 페이지가 넘어가는 엄청난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정가 10,000원 이하의 책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진 요즘 같은 시기에 7,000원 밖에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을 보았으면 당연히 얇은 책이라고 생각했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선교적인 사명을 가지고 저렴한 가격에 출판된 두툼한 책이겠거니 하는 지레짐작이 너무 앞서 나갔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얇은 두께에 비해 담고 있는 내용은 무척이나 충실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단들의 교리에 대한 백과사전식의 도서는 일반 성도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다루고 있는 주제가 워낙 신학적으로 깊은 내용들인데다가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신학 용어들로 설명되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일반 성도들에게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 면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신학을 공부한 적이 없는 일반 성도들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오랜 시간 교회를 대상으로 이단들에 대해 강의해온 저자의 경험이 잘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구원파를 왜 이단이라 하는가 라는 정동섭 교수님의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얇고 쉬우면서도 본질과 핵심을 찔러 주는 이단 관련 도서가 많이 나왔으면 싶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단의 종류를 세 종류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율법주의적인 이단, 무율법주의적인 이단, 영지주의적인 이단, 이렇게 세 종류로 이단을 구분한 뒤에, 저자는 각각의 유형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오류들을 어렵지 않은 용어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접해 온 각각의 이단들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보다 이해하기가 쉬웠을 뿐 아니라 기억하기에도 좋더군요. 사실 요즘 교계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구원파나 신천지, 하나님의 교회 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 기대를 충분하게 만족시켜 주셨다고 볼 수 는 없지만, 그래도 핵심적인 내용들을 거의 다 건드려 주셨기 때문에 그리 큰 아쉬움은 남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알지 못했던 것들과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말씀에 짝이 있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제대로 알게 된 것이나, 개정개역 성경에서 바로잡은 개역한글 성경의 잘못된 번역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것 등은 이 책이 아니었으면 여전히 무지한 채로 있었을만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예배용 성경을 개정개역 성경으로 교체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차에, 개정개역 성경이 이단 교리의 근거로 사용되던 한글개역 성경의 잘못된 번역을 바로잡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더 이상 망설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모든 교회의 도서관과 로비에, 그리고 청년부와 청소년부에 반드시 비치해 두고 필독서로 읽혀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의 기본 교리에 대한 교육을 더욱 더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 기록된 어떤 학생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언제 교회에서 우리에게 성경을 가르쳐 주었어요?" 목회자인 저에게 설교만으로는 성도들의 필요를 채우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깨달음을 주는 비수와 같은 말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목회자들이 저와 같은 도전을 받게 되기를, 그래서 성도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교리들을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