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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대특종
닉 페이지 지음, 김성웅 옮김 / 포이에마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펼치고 몇 장을 넘기지 않아 웃겨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책 표지는 나름 점잖아 보였지만, 속 내용은 마치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플랫폼의 가판대에서 판매하는 잡지들마냥 다양한 사건 사고와 스캔들로 가득 차 있는데다가, 기사의 제목이나 기사를 풀어가는 스타일, 목격자와의 인터뷰 내용이 어찌나 우습던지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웃다가 깨닫게 된 사실은 성경에 기록된 다양한 사건들이 오늘날의 뉴스에서도 토픽감으로 다루어질만한 일이라는 사실과, 그러한 사실들을 이 책이 정말 제대로 짚어주고 있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가인이 아벨을 살해한 사건이나, 아브라함이 이삭을 죽이려 한 사건, 압살롬이 암논을 죽인 사건, 이런 사건들은 오늘날에도 신문의 사회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릴만한 사건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유다가 며느리 다말과 함께 동침한 사건이나 다윗이 유부녀인 밧세바를 강제로 취하였던 사건 역시 신문에서 범죄 기사로 다루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건이라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사건들 가운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탄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추악한 범죄들이 수없이 많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면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이 소개하는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중요한 사건들을 별 어려움 없이 파악하고 기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절대로 잊어버릴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추악한 죄인들이며, 그런 우리들을 자기 백성으로 받아들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가 하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가끔가다 성경에 기록된 내용과 약간의 차이가 있는 내용을 발견하기도 했는데, 예를 들면 아브라함이 이삭 대신 제물로 삼았던 숫양을 이 책에서는 숫염소로 기록하고 있다던가, 압살롬이 암논을 살해한 것이 다말의 사건이 있은지 이 년 정도가 흐른 다음의 일인 것을 이 책에서는 두 달 만에 일어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던가, 다니엘을 어떤 기사에서는 총리라고 하였다가 어떤 기사에서는 전직 도지사라고 부르고 있다던가, 유다와 이스라엘 역대왕들의 평가표에서 여호람이라는 왕이 유다와 이스라엘에게 각각 한 명씩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한 사람의 여호람 왕이 두 나라를 다스린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던가 하는 점 들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성경 내용과 약간씩 다른 내용들을 몇 곳에서 더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맨 마지막에 보니 각각의 사건 기사와 연결되는 되는 성경구절들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더군요. 이 책을 단지 흥밋거리로 읽고 끝내지 않고, 다시 한 번 읽어 보며 성경구절까지 빠짐없이 찾아본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성경공부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만 한다면 재미를 위해 사건을 단순화시키고 약간 뒤틀어 놓은 것 정도는 독자 스스로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성경이 영 재미없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성경과의 좋은 접촉점을 제공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만드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가지고 들어가서 조금씩 조금씩 읽어서 한 달 만에 다 읽었는데, 화장실에서 그렇게 즐거워 보기도 처음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성경에 기록된 중요한 사건들을 잊을 수 없게 만들어 주는 귀한 책입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