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케인
로버트 E. 하워드 지음, 정탄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자에 대한 소개를 통해 청소년기에 보았던 '코난: 더 디스트로이어의 원작자'가 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코난: 더 디스트로이어'는 미국의 유명 배우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주연하여 유명세를 얻은 영화입니다. 전작인 '코난: 더 바바리안'보다 못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때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더랬습니다. 전작인 '코난: 더 바바리안' 역시 저자의 소설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솔로몬 케인'이라는 저자의 작품이 소설과 영화로 나오게 되어 이렇게 먼저 소설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솔로몬 케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 소설인 줄 알았는데, 단편 에피소드 모음 형식의 소설이더군요. 물론 단편이라기에는 조금 긴 내용도 있었지만, 읽어 나가면서 아쉬운 느낌이 들 정도로 짧은 내용도 있었습니다.

내용은 조금 어둡기는 했지만, 상당히 짜임새 있고 탄탄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붉은 그림자, 해골의 달, 한 밤의 날개', 이 세 편의 이야기는 그래도 중편에 가까운 분량과 그 짜임새 있는 내용, 그리고 내용의 참신함 등으로 인해 충분히 영화로 만들 수 있을만한 내용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번에 나오는 영화도 이 세 가지 이야기 중에 하나를 다루고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세 편의 이야기는 재미있게 읽혔습니다.

부두교의 주술, 고대의 제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하피라는 괴물, 이러한 소재들을 통해 저자는 이전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세계를 눈 앞에 그려 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주인공이 무적으로 나오는 그저 그런 소설들과는 달리 주인공의 탁월한 힘과 능력과 더불어 그 또한 한계를 지닌 인간이라는 사실을 적절히 균형있게 다루어 줌으로써 사건의 전개를 한층 사실감 있게 묘사해 주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는 반전의 방식 또한 전혀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의외성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전혀 통속적이지 않은 환타지 소설이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환타지 소설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저자의 작품이기 때문에, 이 소설에 통속적이지 않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그저 그렇다거나 평범하거나 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런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설에 대한 소개의 글을 보면 주인공인 솔로몬 케인이 청교도 전사라고 불리우고 있는데, 그렇다고 이 소설에 기독교적인 무엇인가가 녹아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솔로몬 케인이 청교도(기독교인)이라고 하는 설정은 그저 주인공이 자신과 상관없는 불의한 일들에 왜 그렇게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 생명까지 걸고 싸우는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불의한 일을 척결하는 일을, 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러한 무모한 모험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솔로몬 케인의 모습 속에서 깊은 수양을 거친 종교인의 모습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기독교에 거부감을 지닌 분들도 무리없이 소화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읽는 즐거움을 주기에 각각의 스토리들이 너무 짧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 외에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소설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영화는 소설보다 덜 어두웠으면 하는 마음이고, 소설에서 묘사된 내용들이 잘 표현되어졌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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