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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고상한 지식 예수 그리스도 - 우리의 첫사랑을 찾아서
존 맥아더 지음, 전의우 옮김 / 두란노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우리가 믿고 있는 예수님이 과연 어떤 분이신지에 대해 성경에 기록된 내용을 근거로 자세하게 설명해 놓은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우리의 구세주로, 우리의 주인으로, 그리고 우리의 사랑의 대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과 관련된 성경 구절들을 찾아 원어까지 분석해 가며,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 가면서 조금은 건조하고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신학교에서 조직신학 강의를 듣는 것 같았다고 할까요. 번역상의 문제일까라고 생각해 보기도 했는데, 그런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얼마 전 이 책의 역자가 번역한 ‘존 파이퍼의 거듭남’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것을 생각할 때, 이 책의 건조한 느낌은 아무래도 존 맥아더 목사님의 성향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건조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예수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조직신학책의 건조함과 비교하면, 이 책의 건조함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일반 성도가 혼자서 읽어가기에는 조금은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 첨부되어 있는 부록을 보면서, 이 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매 주 한 장씩 읽어오도록 해서, 부록에 있는 소그룹 스터디 가이드에 따라 소그룹으로 모여 공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잘 진행되기만 하면 커다란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마치 신학교 교수님의 기독론 강의를 녹취해 놓은 것 같은 책이기 때문에, 대충 훑어서 읽어가기 보다는 공부하듯이 꼼꼼히 정리해 가면서 읽어야 이 책의 참된 진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을 통해 어떤 감동을 받았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읽는 동안 감탄할 만한 내용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구원의 서정과 관련된 용어의 원어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는 내용들은 한 단어도 소홀하게 여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정리였다고 생각됩니다. 유언장에 관련된 로마법에 대한 소개와 요한계시록 5장에 나타나는 일곱 인의 관계를 설명해 놓은 것이나, 고린도후서 5장 17-21절에서 찾아낸 화해의 다섯 가지 진리에 대한 정리는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그리스도의 하나님되심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잠언 8장에 기록되어 있는 지혜의 기독론을 다루지 않고 지나갔다는 점입니다. 잠언 8장에는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지혜라는 이름으로 소개하시면서 자신이 창조자가 되어 하나님과 더불어 이 세상을 창조하였다고 주장하신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리스도의 창조에 대해 소개하면서 이 중요한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둘째로, 요한계시록 12:10절에 기록된 내용(..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을 근거로 “사탄은 하나님 앞에서 신자들을 끊임없이 고소하려 든다.. 사탄은 우리를 고소하지만 소용없는 짓이다.”라고 말한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요한계시록 12:10에 의하면 이미 사탄은 하나님 앞에서 쫓겨났기 때문에, 더 이상 하나님께 신자들을 고소할 수 없는 위치에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으로 말미암아 사탄은 하늘에서 거할 수 없게 되었고, 욥의 시대처럼 하나님 앞에 나아가 하나님의 백성들을 고소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사탄이 우리를 고소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다’라고 말하기보다, ‘사탄은 이제 더 이상 우리를 고소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교리적 진술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비록 완벽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존 맥아더 목사님의 성경 해석에 있어서의 탁월함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존 맥아더라는 저자가 썼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그러나 혼자서보다는 여러 다른 분들과 함께 읽고 정리해 가면서 읽어 보실 것을 권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공부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정리하며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중도에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중요한 지식들을 부족함 없이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