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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예수 - 인류의 영원한 참 스승
레기 캠벨 지음, 천종수 옮김 / 크리스천석세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대학에서 기독교 교육을 전공했기 때문에 교회 교육과 관련된 책들을 읽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 시기에 읽었던 책들 중에는 멘토링에 관한 최고의 고전이라 말할 수 있는 하워드 헨드릭스 교수님의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같이"라는 책도 있었습니다. 워낙에 잘 쓰여진 책이다 보니 그 책을 읽고 난 뒤로는 멘토링에 관해 쓰여진 웬만한 책들이 전혀 만족스럽게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멘토링에 관한 몇 권의 책을 더 읽어 보다가 실망한 뒤로는 멘토링에 대한 책들을 아예 읽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 읽어 볼 필요도 없다는 교만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참으로 오랜 만에 멘토링에 관한 괜찮은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멘토 예수"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을 때, 제가 가장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은 이 책의 영어 제목이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MENTOR LIKE JESUS' 더군요. '예수님 같은 멘토, 예수님 닮은 멘토' 라는 원제목이 참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물론 '멘토 예수'라는 제목도 마음에 들었지만요. 이러한 책 제목을 보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 같은 멘토가 되어 사람들을 멘토링 하라는 것, 그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책 전체의 내용이 바로 이 주제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일관되게 서술되어 있음을 책을 읽으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 몇 장을 넘어가지 않아, 저는 이 책의 저자가 예수님의 제자훈련을 멘토링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어느 정도 친숙해져 있는 소그룹 제자훈련이라는 개념을 대체할 수 있는, 소그룹 멘토링이라고 부를 만한 새로운 개념의 소그룹 제자양육에 대해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이러한 해석은 참으로 예수님이 이끄셨던 제자훈련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어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수님이 소그룹 멘토링을 어떤 식으로 행하셨는가 를 설명하기 위해 예수님이 행하셨던 10가지의 모범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그 모범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이 바로 제 3장의 "멘토 예수는 그룹으로 일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멘토링이라고 하면 일 대 일로 이루어지는 관계를 상상하는데, 저자는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진 멘토링은 일 대 일의 관계가 아니라 예수님과 열 두 제자라는 소그룹의 관계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이것은 제게 상당히 충격적인 깨달음으로 다가왔는데, 그것은 제가 한 번도 예수님의 제자훈련과 멘토링을 연결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소그룹으로 멘토링 할 때의 유익에 관해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것 역시 공감되는 면으로 다가왔습니다. 멘토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멘토가 모든 것을 가르치는 시스템이 아니라 멘티들 서로가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일을 통해 답을 찾는 유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은, 멘토의 입장에서 누릴 수 있는 소그룹 멘토링의 이점을 정확하게 짚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점에 있어서 "차세대 멘토링은 촉진 모델이지 가르치는 모델이 아니라"는 말 역시 공감이 되는 부분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수님처럼 멘토링 해야 하지만, 예수님처럼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우리가 아니기에,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이 그것이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저자의 말 역시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예수님께서 12명의 제자들을 뽑으시고 그들에게 집중하셨던 것을 생각할 때, 다른 그룹에서는 몰라도 멘토링 그룹에서는 숫자가 많은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에 이어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여러 가지 실제적이고 실용적인 여러가지 도움들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자가 멘티들에게 멘토링 할 때 주제로 삼았던 내용들은 실제적으로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 생각되었고, 또 멘티들에게 그 주제에 해당하는 책을 한 달에 한 권씩 읽고 써머리 해 와서 함께 토론하도록 했던 것이나 여러 주제와 관련된 성경 구절들을 암송하도록 하였던 것 역시 실제적으로 적용해 볼만한 내용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또, 멘티들을 선발할 때 자신의 사망기사를 쓰게 하는 것이나, 멘티에게 경청하는 방법을 가르칠 때 사용하는 듣기 훈련 같은 것도 실제적으로 적용해 볼만한 내용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께로부터 온 편지라는 훈련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 듣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은 제가 가장 실행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훈련 방법이었습니다.
저자가 직접 사용해 봄으로써 검증한 이러한 독특하고 의미있는 훈련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을 통해 유익을 얻지 못할 사람은 없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반성하였던 부분도 있었는데, 그것은 성도들과 함께 모여 공부하는 소그룹 성경 공부 시간에 성도들에게 철저히 집중하지 못했던 제 모습과, 모임 시간 엄수를 가볍게 취급했던 점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제가 지도하고 있는 초등부의 규모가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소그룹 멘토링의 규모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초등부 학생들을 소그룹 멘토링의 시스템으로 양육해 보고 싶다는 도전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더 훌륭한 본이 되기 위해 자신을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세워가야 겠다는 책임감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멘토링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왔고 또 나올 터이지만, 저로서는 이 책을 통해 멘토링에 관한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하였기 때문에 멘토링에 대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이 책을 가장 먼저 추천하게 될 것 같습니다.
글이 매끄럽게 잘 번역되었고 편집도 깔끔하고 가독성도 좋아 읽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양장본에다가 고급스러운 종이의 질 하며 출판사에서 공들여 만든 티가 물씬 풍기는데, 책의 내용도 출판사의 노력에 비추어 볼 때 결코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목회자가 아니라 일반 성도이다 보니 멘토가 되라는 저자의 도전에 대해 성도들이 큰 부담없이 반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더 귀하게 쓰임받고 싶은 성도들에게 멘토가 되는 큰 기쁨을 선물해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