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로 서로의 마음을 도발하다
琴心相挑(금심상도)
사마천(司馬遷)과 더불어 문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마상여(司馬相如)는 젊은 날 아주 특별한 로맨스 경력을 가진 풍류아였다. 한번은 사천성 지역의 부호 탁씨(卓氏) 집안의 초청을 받아 잔치에 거의 반강제로 참석한 일이 있었다. 주위의 강권에 못 이겨 사마상여는 거문고 실력을 선 보였고, 이를 훔쳐보던 탁씨의 딸 문군(文君)은 그만 사마상여의 자태에 반해 버리고 말았다. 탁문군은 시종을 넣어 만남을 청했고, 사마상여도 탁문군에게 마음이 끌려 당장 그날 밤으로 야반도주를 했다. 2천여 년 전에 일어난 기가 막힌 러브스토리였다. 탁씨 집안은 발칵 뒤집혔고, 다시는 딸을 보지 않겠노라 선언했다. 살길이 막막해진 두 사람은 탁문군이 챙겨온 패물 따위를 처분하여 우물을 파고 술집을 차렸다. 사마상여는 직접 술을 나르고 술상을 치웠다. 얼마 뒤 사마상여는 황제의 부름을 받아 장안으로 올라가 벼슬을 받았고, 그사이 탁씨 마음도 풀려 넉넉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금심상도’는 거문고 연주 소리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전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도발하겠다는 발칙한 애정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동시에 낭만과 격조가 있는 애정 표현이라고도 하겠다.
『사기』(史記)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
* 탁문군과 사마상여
중국사의 오늘 :
1968년 10월 13일
전인대회가 개막되어 31일 끝났다. 문화대혁명의 광기 속에 열린 이 대회에서는 섭검영(葉劍英), 진의(陳毅), 이선념(李先念), 주덕(朱德) 등을 우파로 몰아 공격하는가 하면, 유소기(劉少奇)를 역적으로 몰아 당에서 영원히 추방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중국 공산당 역사상 가장 수치스럽고 억울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