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하며 고기를 베어 내다.

   詼諧割肉(회해할육)

 

삼천갑자(三千甲子) 동방삭(東方朔)은 장수의 대명사에다 훗날 도교의 신으로까지 추앙된 기이한 인물이다. 물론 실존 인물이다. 한나라 무제(武帝) 때 특유의 유머와 익살 그리고 풍자로 조야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최근 중국의 한 드라마는 동방삭을 무제의 멘토로 묘사할 정도다. 동방삭은 기행은 기록 곳곳에 남아 있는데, 황제가 상으로 내린 고기를 멋대로 베어서는 어깨에 들쳐 메고 나가 저잣거리 술집에서 여자들과 함께 나눠 먹은 일화가 특히 유명하다. 당시 조정의 법에 따르면 황제가 하사한 고기는 반드시 담당 관리가 나누어 주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관리를 기다리는 것이 귀찮았던 동방삭은 자신의 칼로 고기로 슥 베어 가지고 나가 버렸던 것이다. 조정의 여론이 들끓었지만 동방삭은 여유만만하게 자신의 행동을 유머스럽게 비호하여 무제를 웃게 만들었다. 물론 어떤 처벌도 없었다. 그래서 훗날 회해할육은 누군가의 은총을 듬뿍 받는 것을 비유하는 성어가 되었다. 더욱이 동방삭은 최고 권력자 무제를 비판하는 바른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유머와 풍자로 시대의 부조리와 권력자의 탐욕을 비꼰 올곧은 지식인이었다.

 

한서(漢書) 동방삭전(東方朔傳)

 

 

* 동방삭

 

 

 

 

 

 

중국사의 오늘 :

12531020(남송 이종 보우 원년 임인)

몽고 쿠빌라이가 세 길로 군대를 나누어 대리(大理)을 공격했다. 연말에 대리는 멸망했다(937년 건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둘도 없다.

   無雙(무쌍)

 

흔히 천하무쌍이란 말들을 한다. 천하에 둘도 없다는 뜻이다. 항우(項羽)를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한신(韓信)을 두고 소하(蕭何)는 일찍이 국사무쌍’(國士無雙)이라고 표현했다. 한신을 온 나라를 통틀어 둘도 없는 인재로 지목한 것이다. 동관한기(東觀漢記)황향전(黃香傳)에 보면 강하(江夏) 안육(安陸) 사람인 황향(黃香)은 열두 살 나이에 온갖 서적을 독파한 천재로 이름을 떨쳤는데, 먹고 입을 것이 없을 정도로 가난했지만 주위의 도움조차 뿌리칠 정도로 지조 또한 대단했다. 황제가 이런 이야기를 듣고 황향에게 회남자(淮南子)맹자(孟子)를 내려 주면서 동관(東觀)에 와서 읽지 못한 책을 읽도록 특별히 배려했다. 그러면서 황제는 황향을 천하무쌍, 강하황동”(天下無雙江夏黃童)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하에 둘도 없는 강하 지방의 황 어린이란 뜻이다. 송나라 때 문인 황정견(黃庭堅)은 이 고사를 두고 조서를 내려 무쌍에게 동관에 와서 보지 못한 책을 보도록 허락하셨네.라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황향과 관련한 이 고사는 무쌍’(無雙) ‘무쌍황동’(無雙黃童), ‘강하무쌍’(江夏無雙), ‘강하황동’(江夏黃童), ‘황동’(黃童), ‘무쌍사’(無雙士) 등 재능이 출중한 인재를 비유하는 숱한 파생어를 만들어 냈다.

 

동관한기(東觀漢記) 황향전(黃香傳)

 

 

 

 

 

중국사의 오늘 :

15841019(명 신종 만력 129월 기축)

명 정부에서 신종(神宗)을 위해 건수궁(建壽宮) 건립을 시작했다. 바로 신종의 무덤인 정릉(定陵)이다. 정릉은 1957년에서 1958년에 걸쳐 정식 발굴을 거쳤고 1959년 정릉박물관으로 개방되었다.

* 명 신종 정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두견새의 울음소리

   不如歸(불여귀)

 

두견새의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이 의성어는 불여귀거’(不如歸去)라고도 한다. 전한 말기 양웅(揚雄)이 지은 촉왕본기(蜀王本紀)와 동진의 상거(常璩)가 지은 화양국지(華陽國志) 촉지(蜀志) 등에 전하는 설화에서 비롯되었다. 두견새 전설은 강물에 떠내려온 자라의 정령에게 홀려 딸까지 주는 등 지나친 총애를 퍼붓다가 임금 자리에서 쫓겨난 촉나라의 망제(望帝)와 연관이 있다. 하루아침에 나라를 빼앗기고 타국으로 쫓겨난 망제는 촉나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온종일 울기만 했다. 망제는 끝내 울다가 지쳐서 죽었는데, 한 맺힌 그의 영혼은 두견이라는 새가 되어 밤마다 불여귀’(不如歸, 돌아가고 싶다는 뜻)를 부르짖으며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울었다고 한다. 훗날 사람들은 이 두견새를 망제의 죽은 넋이 화해서 된 새라 하여 촉혼’(蜀魂)이라 불렀으며, 원조(怨鳥두우(杜宇, 망제의 이름귀촉도(歸蜀途망제혼(望帝魂) 등으로도 불렀다. 숙부 수양대군에 의해 쫓겨났다가 살해당한 단종(端宗)은 영월의 적막한 귀양지에서 두견새의 슬피우는 소리를 듣고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여 궁중에서 쫓겨난 원한의 두견새여.”로 시작하는 시를 남겼다.

 

촉왕본기(蜀王本紀)

 

 

 

 

중국사의 오늘 :

10131018(북송 휘종 숭녕 29월 임진)

송 왕조가 의학(醫學)을 설립했다. 송 두 왕조는 서적, 수학, 의학, 그림과 같은 전문학교를 설립하여 과학과 기술 발전을 촉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떤 행동이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하면 자기 자신에게 원인이 없는지 돌아보라.

   行有不得者, 皆反求諸己(행유부득자, 개반구제기)

 

무슨 일이든 우선은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없는지, 또는 일이 되지 않는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를 점검하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맹자(孟子)그 몸이 바르면 천하 사람이 그를 따르게 된다고 말한다. 옛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본다는 뜻의 반신’(反身)이란 단어로 자기 자신을 성찰했다. 그래서 모자란 것이 있거나 잘못한 것이 있으면 더 노력하고 뉘우치면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그것이 자신과 가정과 사회에 누를 덜 끼치는 최소한의 수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반신이나 반성의 과정이 따르지 않으면 사회의 도덕이 무너지고 나아가 나라 전체가 나쁜 기풍에 감염되어 극심한 혼란을 초래한다. 옛사람들이 수신과 수양의 문제를 논할 때 늘 특별히 자성(自省)을 강조했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것이 전통적인 동양의 사회적 책임감이라 할 수 있다. 서양이 주로 사회적 기제(機制)를 통해 개개인의 실수와 잘못을 견책하거나 통제한다면 동양은 철저히 개인의 반성과 자성에 무게를 두어왔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선뜻 판단하기 어렵지만 어느 쪽이 인간의 본질에 가까운지는 드러난 것 같다.

 

맹자(孟子) 이루 상(離婁上)

 

 

 

 

 

중국사의 오늘 :

19671017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가 부의(溥儀)가 북경에서 세상을 떠났다(향년 60).

 

 

* 부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남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다.

   善治人者, 能自治者也(선치인자, 능자치자야)

 

한나라 때 환관(桓寬)이 정리한 정책 토론집인 염철론(鹽鐵論)에는 무제(武帝) 때의 정책에 대한 논쟁뿐만 아니라 통치 방략이나 리더십과 관련하여 경청할 만한 대목들이 적지 않다. 이 구절의 관련 대목을 함께 소개하면 이렇다. “자기 관리를 잘 못하면서 남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남에게 잘하는 사람은 자신에게도 잘하는 사람이고, 남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먼저 자리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다.명의는 병이 나게 된 그곳을 잘 고치는 의사이다. 마찬가지로 정치의 폐단을 바로잡는 사람은 반드시 그런 폐단을 일으킨 근원을 찾아낼 줄 안다. 폐단의 원인을 찾아낼 줄 알아야만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의 원인을 모르면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무효하듯이, 폐단을 근원을 찾아내지 못하면 허구한 날 땜질 처방에 급급해질 뿐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자기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특히 자신의 잘못이 무엇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리더는 더 그렇다. 자기 관리를 잘하는 리더는 무엇보다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아는 리더이다.

 

염철론(鹽鐵論) 빈부(貧富)

 

 

 

 

중국사의 오늘 :

6901016(무주 천수 원년 9월 임오)

무측천(武則天)이 친히 측천문 누각에 올라 천하에 대사면령과 함께 국호를 당에서 주로 바꾼다고 선포했다. 연호는 천수(天授)로 바꾸고 자신의 호칭에 성신황제’(聖神皇帝)란 칭호를 덧붙였다.

 

* 무후행종도(武后行從圖)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