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사이가 좋지 못하다.
積不相能(적불상능)
왕망(王莽)이 세운 신나라가 갖은 모순과 폐단으로 불과 10년 만에 무너졌다. 각지에서 봉기가 일어났고, 한 황실의 일족인 유현(劉玄)도 한 왕조의 부흥을 외치며 일어났다. 그런가 하면 점쟁이 출신의 왕랑(王郞)이란 자도 한 왕조의 후손임을 사칭하며 한단을 기반으로 황제로 자칭했다. 이에 유현은 사궁(謝躬)을 보내 왕랑을 치게 했다. 사궁의 공격이 지지부진하자 유현은 유수(劉秀)에게 지원하게 하여 한단을 점령했다. 그런데 사궁과 유수는 지금까지 줄곧 사이가 좋지 않았고 사궁은 툭하면 유수를 공격했다. 이제 두 사람의 군대가 함께 한단에 주둔하고 있으니 뭔 일이 벌어질 판이었다. 사궁은 유수를 깔보았고, 유수는 차분히 기회를 기다렸다. 사궁의 아내가 이런 상황을 간파하고는 사궁에게 유수를 미리 방비하라고 충고했다. 사궁은 아내의 충고를 듣지 않았다. 그 뒤 유수는 사궁에게 함께 봉기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했고, 사궁은 별 생각 없이 이 제안에 응했다가 참패를 당하고 끝내는 피살되었다. 사궁은 유수의 허허실실 계략에 말렸던 것이다. ‘적불상능’은 오랫동안 반목해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사이를 말한다. 이런 사이라면 경계의 끈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후한서』(後漢書) 「오한전」(吳漢傳)
* 광무제
중국사의 오늘 :
89년 10월 29일(동한 화제 영원 원년 9월 경신)
두(竇) 태후의 오라비 두헌(竇憲)이 대장군에 임명됨으로써 두씨 외척 세력이 기승을 부렸다. 동한 외척 발호의 시작이었다.